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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대기업들이 한남더힐 전세낸 까닭

삼성물산 중도해지, LG전자 계약 연장…"외국 거주 인재 영입하려면 좋은 집 필요"

2019.03.14(Thu) 10:09:07

[비즈한국] 최근 개봉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의 주연배우 정지훈(비)과 대한민국 대표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진(김석진)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에 전세권을 설정한 사실을 ‘비즈한국’이 단독 보도해 화제를 모았다. 

 

정지훈은 지난해 8월 233.062㎡(70.5평) 규모의 한남더힐 아파트에 2022년 9월까지 임차하는 조건으로 전세권을 설정했다([단독] 비-김태희, 지난여름 한남더힐 각각 1채씩 얻어 “각자 부모 거주”). 방탄소년단 멤버 진도 지난 2월 동일한 규모의 다른 동 아파트에 2021년 1월까지 4년간 임차하는 조건으로 전세권을 설정했다(관련기사 [단독] 방탄소년단 ‘진’도 한남더힐에 개인 전세…“멤버들 숙소생활 중”). 

 

국내 최고가 아파트 한남더힐. 사진=박정훈 기자

 

그런데 삼성물산과 LG전자도 법인 명의로 한남더힐 아파트에 전세권을 설정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오피스텔이 아닌 국내 최고가 아파트를 전세로 임차한 이유는 무엇일까.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2014년 6월 삼성에버랜드(2014년 7월 제일모직으로 사명 변경, 2015년 9월 삼성물산에 합병)는 박 아무개 씨가 2014년 2월 7억 8200만 원에 매입한 59.686㎡(18.06평) 규모의 한남더힐 아파트에 2016년 6월까지 2년간 임차하는 조건으로 전세금 5000만 원의 전세권을 설정했다. 6개월 만인 2014년 12월, 삼성에버랜드와 집주인 박 씨 간의 전세 계약은 해지했고, 동시에 전세권설정 등기도 말소됐다. 

 

부동산등기부에는 흔히 통용되는 ‘전세’ ‘월세’ 개념이 구분되지 않고 보증금 격인 목돈에 대한 권리를 설정할 뿐이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한남더힐의 명성에 비해 전세권 설정 금액이 5000만 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월세를 따로 받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 14일 현재 부동산시장에 나온 동일한 조건의 한남더힐 아파트는 모두 12건이다. 그 중 8건이 ‘전세금 5000만 원, 월세 500만 원’이거나 ‘전세금 1억 원, 월세 450만 원’, 나머지 4건은 ‘전세금 8억 원, 월세 140만 원’, ‘전세금 9억 원, 월세 120만 원’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고급 아파트나 고급 빌라에 전세권을 설정하는 건 외국인이나 해외 거주 내국인 임원에게 사택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남더힐 아파트를 사택으로 제공받던 임원의 근로계약이 중도에 파기됐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세 계약이 체결되고 해지되던 와중인 2014년 7월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을 인수하면서 대대적인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LG전자도 2015년 12월 한남더힐 아파트 한 채에 전세권을 설정했다. 앞서 삼성에버랜드가 전세권을 설정했던 아파트와는 동 다르나, 면적은 동일했다. 전세금은 5000만 원, 존속기간은 2015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다. ​이 전세 계약이 만료되자 ​LG전자는 ​삼성에버랜드와 달리 ​올 12월까지 2년간 더 임차하기로 계약을 연장, 변경했다. 

 

LG전자 측은 “사택을 제공받던 임원이 ‘한남동에서 더 살고 싶다’고 해 전세 계약을 연장했다”며 “그 임원이 누구인지 알려줄 수 없다. 그리고 집주인에게 월세로 얼마나 내는지도 대외비라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부동산중개업소 시세판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고성준 기자

 

한편 고 구본무 LG그룹 명예회장의 여동생이자 구광모 회장의 고모인 구 아무개 씨도 LG전자가 전세권을 설정한 아파트의 같은 동 한 채를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의 장모이기도 한 구 씨는 2014년 4월 59.686㎡(18.06평) 규모의 한남더힐 아파트를 8억 4400만 원에 매입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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