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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손님'은 손님 아닌 '진상'일 뿐…이젠 창업 상식

"가게 분위기 망치고 종업원까지 잃어"…창업시장 '종업원 지키기' 바람

2017.11.24(Fri) 15:28:22

[비즈한국] 창업시장에 손님이 아닌 종업원을 지키려는 운영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간과 품을 들여 힘들게 종업원과 아르바이트생을 뽑았는데 소위 ‘갑질’ 손님의 등장에 상처를 받거나 그만두는 직원들이 발생하면서 손님보다 종업원에 신경을 쓰는 운영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감정노동 종사자 건강보호 핸드북’ 내용.


서울 관악구에서 외식업체를 운영 중인 이 아무개 씨(52)는 “진상 고객은 단 한 명일지라도 그날 가게 분위기를 망쳐놓을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일 잘하는 종업원을 그만두게 만들어 손실의 주된 요인”이라며 “진상 고객보다는 오히려 내 식구(종업원)를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2015년에는 백화점과 마트 등에서 직원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뺨을 때리고 무릎을 꿇게 만든 사건이 발생,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우리 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면 직원을 내보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라는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를 내세우며 박수를 받았다. 또 다른 브랜드는 공손하고 정중하게 주문하는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반말로 주문하는 손님에게는 50% 할증료를 붙이는 이벤트를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지난 8월 알바몬 설문조사에 따르면 알바생 상당수가 여전히 손님들에게 상처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2507명 중 93%가 ‘손님의 비매너에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

 

손님의 비매너 행동 1위는 ‘반말로 명령하듯 말할 때’로 54.2%의 알바생이 이러한 행동에 상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돈이나 카드를 던지거나 뿌리듯이 줄 때(32.6%), 알바생 권한 밖의 일을 요구할 때(28.2%), 자기가 실수해 놓고 무조건 사과하라고 할 때(24.7%), 트집 잡아 화풀이 할 때( 15.6%) 등의 비매너 행동이 알바생들에게 상처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송파구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최선희 씨(45)는 “직원들에게 반말하고 욕하는 손님, 무리한 요구를 거절했더니 목소리를 높이며 무조건 사장 나오라고 거칠게 행동하는 손님들 때문에 종업원과 알바생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도대체 진상 손님의 요구를 어디까지 받아줘야 할지 모르겠고, 이런 손님들 때문에 장사하기가 정말 힘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무례한 손님의 태도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내 직원 지키기’에 나서는 운영자들도 있다. 서울 중랑구의 한 편의점 운영자는 “아침에 출근을 했더니 새벽에 술에 취한 손님이 물건을 구입하면서 알바생에게 욕설을 내뱉는 등 무례한 행동을 했다고 울먹이며 하소연을 해서 CCTV를 돌려 확인을 했더니 단골이더라”며 “그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에 ‘갑질하는 단골은 원하지 않고, 다음에 이런 일이 발생하면 즉시 영업방해로 신고하겠다’는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외식업체에서 일을 하고 있는 한 20대 초반 여성은 “손님들이 ‘고객이 왕’이라고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대하는 상대방도 ‘귀한 남의 자식이고 부모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말과 행동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감정노동의 개념 및 관리 필요성, 감정노동 종사자에 대한 건강보호 조치사항, 기업별 우수사례가 담긴 ‘감정노동 종사자 건강보호 핸드북’을 지난 6일 배포했다. 관련 내용은 고용부와 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를 통해도 확인이 가능하다. 

김미영 창업에디터 may42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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