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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이 '지지고 볶아도' 최대 수혜자는 이건희 회장 일가?

삼성전자 사상 첫 분기배당에 이 회장 349억…최지성 지분 전량 매각 실익 없어

2017.06.02(Fri) 16:14:15

[비즈한국]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는 주주 중심 경영을 요구하며 삼성물산,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지분을 매입, 그룹 경영에 참여하며 경영진과 갈등을 겪어왔다. 그런데 최근 이런 엘리엇 요구의 최대 수혜자가 삼성 오너일가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월 박영수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최준필 기자


지난 5월 17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성과에 대해 주주배당을 실시했다. 중간·기말 배당 외 분기배당을 지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당금은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주당 7000원이다. 배당 총액은 보통주 9723억 7269만 5000원, 우선주 1194억 8473만 8000원 수준이다.

 

분기배당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과 2017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4월에는 “향후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 계획이 없다”고 선언하고, 45조 원 수준의 자사주 보유 지분 13.3%(보통주1798만 주, 우선주 323만 주)를 내년까지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결정은 엘리엇이 지난해 10월 보낸 ‘삼성전자 분할 및 삼성그룹 지주회사 전환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에 대한 답변이다. 엘리엇은 지주사 전환 및 자사주 가치실현 방안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특별 현금배당과 지속적인 주주환원 등을 하라고 요구했다.

 

엘리엇은 자회사 블레이크 캐피털과 포터 캐피털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 0.62%(76만 218주)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 보유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주주권리를 행사하며 경영에 참여해왔다. 엘리엇은 2015년 6월 삼성물산 지분 7.12%를 취득한 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하면서 삼성그룹 경영진과 갈등을 벌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엘리엇의 주주가치 제고 요구로 최대 수혜를 본 이들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총수일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498만 5465주(지분율 3.54%)와 우선주 1만 2398주(0.06%)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1분기 349억 8504만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현재 3년 넘게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보통주 108만 3072주(0.77%)를 보유​한 부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배당으로 75억8150만 원을 챙겼다. 

 

보통주 84만 403주(0.6%)를 갖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8억 8282만 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특히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관련 뇌물죄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진행된 배당이라 눈길을 끌었다.

 

1분기 배당뿐만 아니라 앞서 사상 최대 배당으로 실시된 2016년 기말 배당에서도 이 회장 일가는 1903억여 원의 배당을 챙겼다. 당시 이 회장의 배당금은 1374억여 원이었고, 홍 전 관장과 이 부회장은 각각 298억 원, 231억 원이었다.

 

지난해 10월 열린 삼성전자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주식 1300주를 갖고 있지만, 윤 사장은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사진=최준필 기자


그렇다면 삼성전자 임원이 받아가는 올 1분기 배당금을 얼마나 될까. ‘총수 부재’ 상황에서 삼성전자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130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1분기 배당금으로 910만 원을 받았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과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삼성전자 미등기임원 중 사장 직급에 올라있는 이들은 13명이다. 이 중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사장은 약 60%인 8명이었다.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이는 윤주화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1320주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윤 사장은 1분기 924만 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이어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과 정칠희 삼성종합기술원 사장이 각각 1300주와 1000주로 910만 원과 700만 원을 받았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900주),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500주),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310주),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300주),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총괄사장(우선주 37주)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월 박영수 특검 사무실에 소환돼 출석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 최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주식 6400주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임원직에서 물러나면서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사진=고성준 기자

반면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과 장원기 삼성전자 중국본사 사장, 김상균 삼성전자 법무팀 사장, 성인희 삼성생명공익재단 사장, 김종호 삼성전자 글로벌품질혁신실 사장 등은 삼성전자 주식을 1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

 

이번에 이재용 부회장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난 임원들도 있다. ‘이재용의 가정교사’로 알려진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과 이 부회장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실차장(사장)이다.

 

최 전 부회장의 경우 삼성전자 임원들 중 가장 많은 6400주의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에 배당을 받았다면 4480만 원을 챙겼겠지만 임원직에서 물러나면서 지난 3월 1일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반면 장 전 사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1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 결국 배당금이 높아질수록 이득을 보는 것은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일가라는 분석도 나오는 이유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벌어들이는 것에 비해 주주배당을 적게 한다고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했고, 배당을 많이 하는 것”이라며 “배당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만큼 받는 거다. 이건희 회장이나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는 수조 원에 가까운 총 배당금 중 일부만을 가져간다. 삼성전자가 배당을 많이 했을 때 이득을 보는 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주주와​ 가입자들, 51%나 되는 외국계 주주들, 국민연금을 비롯한 수많은 국내기관들, 개인투자자들이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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