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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센 공격 준비 중” 신동주의 롯데쇼핑 지분 매각 숨은 의도

롯데쇼핑에선 사실상 손 털어…일본롯데홀딩스 노리나

2017.02.23(Thu) 10:11:55

2년여를 끌어온 ‘롯데가 왕자의 난’이 종지부를 찍는 것일까. 아님 새로운 싸움의 시작인 것일까.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의 롯데쇼핑 지분 매각을 둘러싸고 여러 분석들이 제기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고성준 기자


롯데쇼핑은 22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보유 중이던 주식 14.83%(423만 5883주) 중 6.88%(173만 883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이 현재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신 전 부회장이) 지난 17일 롯데쇼핑 주식 일부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식으로 팔았다”고 전했다.

 

매각 가격은 주당 22만 6000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3912억 원에 달한다. 세금을 제외하고도 신 전 부회장은 3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의 롯데쇼핑 지분율은 7.95%(250만 5000주)로 낮아졌다. 특히 남은 지분 7.95%는 지난 1월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며 저당권이 설정된 물량이다.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선 사실상 롯데쇼핑에서 손을 턴 것이다.

 

롯데쇼핑은 한국롯데의 핵심 계열사로, 롯데백화점·할인점·롯데하이마트·롯데카드 등 그룹 내 다수의 유통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분할 및 합병 등 설이 제기되고 있는 롯데제과와의 통합이 이뤄질 경우 식품과 유통을 모두 보유한 한국롯데의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신 전 부회장의 롯데쇼핑 주식 매각의 이유로 여러 추측과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17일 블록딜로 처분한 가격 22만 6000원이 거래 전날인 16일 종가 25만 4000원보다 8.9%나 싼값이라는 점도 의문이다. 때문에 경영권 분쟁을 포기하고 일선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과 3000억 원의 ‘실탄’을 확보해 다른 방식의 싸움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성년후견(법정대리) 개시 사건과 관련해 제기한 항고를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기각한 것과, 최근 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도 이러한 해석에 더 무게를 실고 있다.

 

그러나 SDJ코퍼레이션 측은 롯데쇼핑 지분 매각에 대해 “일본 광윤사의 차입금 상환, 아버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세금 대납을 위한 차입금 상환, 한국에서의 신규사업 투자 등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포기한 것이냐는 해석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 더 강력한 투쟁을 위한 전략적 포석일 수 있다”며 “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과는 별개로 신동주 전 부회장의 가장 큰 목표는 일본롯데홀딩스다. 현재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 53.3%를 일본인 경영진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결정에 따라 일본롯데의 경영권이 좌우되는 것”이라며 “일본 경영진들의 지분은 원래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이었는데, 빼앗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가 빼앗긴 일본롯데를 되찾아오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두 형제의 분쟁은 계속될 것이라는 말로 풀이될 수 있다. 또한 한국에서의 신규사업 투자에 대해서는 “지분매입 등에 한정되지 않았다. 몇 가지 사업을 검토 중에 있다”며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쇼핑 지분 매각은 신 전 부회장 개인적인 부분이라 그룹 차원에서 따로 할 말은 없다”면서도 “경영권 분쟁의 경우 이미 한국과 일본 양국 회사 주주총회를 통해 신동빈 회장에게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경영권에 문제가 생길 거라 보고 있진 않다”고 밝혔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쇼핑 지분을 매각하면서 신 전 부회장이 이대로 롯데 경영권을 포기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분쟁 상황이 신 전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진행되는 것이 사실이다. 신 전 부회장이 매각대금으로 롯데알미늄 지분을 매입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 경영권 확보 시도를 하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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