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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나들이: 남미의 꽃 3] 이국의 울타리에서 만난 정겨운 이름, 목능소화

우리네 능소화와 비슷, 생울타리용으로 심어…곧게 위로 자라는 점은 달라

2017.02.14(Tue) 14:59:06


목능소화(능소화과, 학명 Tecoma capensis)

 

페루에서 만난 목능소화(木凌霄花)이다. 화려하고 시원스럽게 하늘을 향하여 활짝 피워 올린 꽃송이가 루비(ruby)처럼 맑고 곱다. 보는 이의 마음마저도 훈훈하게 녹여줄 듯 따뜻한 기운이 뻗쳐 나오는 꽃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능소화를 많이 닮아 보이긴 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사뭇 다르다. 중국이 원산인 우리나라의 능소화는 시골길 담장 위 또는 도시 건물의 담벼락이나 공원의 나무줄기에 붙어서 기어오르며 자라는 갈잎 덩굴성 관목이다. 야리야리한 꽃대궁을 허공에 뻗쳐 화사하고 농염한 꽃망울로 눈길을 사로잡는 국내 능소화처럼 이곳 목능소화 역시 화려하고 색깔이 강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가지에 흡착 뿌리가 있어 벽이나 나무에 붙어서 올라가는 덩굴성 식물이 아니다. 곧게 위로 향하여 자라는 나무이다.

 


목능소화는 능소화보다는 꽃이 조금 작지만 좁고 긴 통꽃이다. 색깔은 더욱 짙고 상록 관목이며 꽃이 아래로 처지지 않고 위를 향하여 도도하게 꽃잎을 펼친다. 가장자리에 약간의 톱니가 있는 5~9개의 암녹색 타원형의 작은 잎이 마주 달린 1회 깃꼴겹잎이다. 꽃은 길고 좁은 관모양이다. 가지 끝에서 나팔처럼 벌어진 진한 주황색의 꽃이 연중 내내 줄기 끝에 모여 피고 진다. 그러나 열대성 식물인 만큼 추위에 약하다. 번식은 꺾꽂이 또는 뿌리 나누기로 한다.

 

생울타리 용으로 많이 심으며 반그늘이나 양지에서 잘 자란다. 최근 국내에서도 베란다 화훼용이나 분재용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식물원 온실에서 가끔 만날 수 있는 식물이다. 영국 왕립원예협회에서 우수 정원 식물로 선정된 꽃나무이기도 하다.​ 

박대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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