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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수장 교체기 ‘내부·충청’ 대세론 이어질까

우리은행장 3파전 오늘 결론…신한 조용병 대전 출신·기업 김도진 내부 출신 눈길

2017.01.25(Wed) 10:54:51

금융권 ‘왕좌의 게임’이 한창이다. 민간은행은 물론 금융공기업 수장들의 임기가 속속 만료되면서 새 수장을 선임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박근혜 정부 들어 두드러진 충청권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계속될지 여부와 2010년을 전후해 일종의 트렌드처럼 금융권에 자리 잡은 내부 출신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냐다.

 

우리은행 ‘민선 1기’ 행장 후보. 위 왼쪽부터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이광구 현 우리은행장, 이동건 우리은행 영업지원그룹장. 사진=우리은행·비즈한국DB


우리은행은 25일 임원추천회의 면접을 실시하고 ‘민선 1기’ 행장을 선임한다. 후보자는 이광구 현 행장과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세 명이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정화영 중국법인장은 신청서를 넣지 않았다.

 

일단 세 후보 모두 승진으로 올라온 경우라 내부 출신 행장은 확실해졌다. 눈길이 가는 지점은 ‘합병 전 출신’이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해 출범한 우리은행은 출신 은행에 따라 행 내 계파가 형성돼 갈등이 극심하다. 이 때문에 각 행 출신들이 행장을 맡아오던 관행이 있었다. 

 

그런데 2015년 상업은행 출신인 이광구 당시 부행장이 행장에 오르자 내부적으로 논란이 들끓었다. 이종휘(한일은행)·이순우(상업은행) 전 행장의 출신을 고려하면 한일은행 출신이 확실시 됐기 때문이다. 특히 영남계 주류가 득세하고 있던 터라 비주류인 충남 천안 출신인 이 행장의 발탁에 의아해 하는 눈길이 적지 않았다.

 

이번에 이 행장과 자웅을 겨루는 김 전 부사장과 이 그룹장의 고향은 각각 경북 안동·경주며 두 사람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다. 행 내 주류다. 이 때문에 이번 행장 선임에서 충청권·상업은행의 반란이 이어질지, 주류의 귀환이 될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일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조용병 회장도 ‘비주류의 반란’으로 통한다. 순혈주의가 강한 신한은행에서 조 회장은 보기 드물게 고속 승진한 케이스다. 고 서진원 행장이 와병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2015년 행장에 취임한 이후로 내부 조직 관리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전 출신인 조 행장이 취임한 이후 충청권 출신들이 인사를 장악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행 내 신망이 두텁고 신한금융의 세대교체를 이끌 인사로 꼽힌다. 

 

조 회장이 회장직을 두고 경쟁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을 끌어안을지도 관심사다. 위 사장은 회장추천위원회 막판 후보직을 사퇴했으며, 현재 행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 사장은 대표적인 ‘라응찬계’ 인물로 중립지대를 형성한 조 회장으로서는 끌어안아야 할 필요가 있다. 라 전 회장은 여전히 일본 측 주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이 만약 위 사장과 선을 긋는다면 외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3월 말로 임기가 끝나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연임도 관심사다. 함 행장 역시 충청(부여) 출신으로 충남북지역본부장·대전영업본부장·충청사업본부장을 찍고 행장으로 직행했다. 현재는 외환은행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공로를 인정받아 연임 쪽으로 기울고 있다. 

 

특히 1월 인사에서 4명의 부행장 중 3명을 1960년대생으로 교체해 1956년생인 자신과 나이차를 벌려뒀고, 퇴직했던 지점장을 다시 불러들였다. 주변을 정리함으로써 장기집권을 위한 정지작업을 벌인 셈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라 더 높은 고지도 노려볼 만하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김용환 NH농협지주 회장과 임기가 2년 남은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등 충청 출신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연임에 성공할지도 관심이 모인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조준희-권선주에 이어 김도진 행장을 선임했다. 세 번 연속 내부출신 행장을 배출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 역시 정치권-관료 출신인사를 배제하고 내부출신 행장을 선임하는 게 관행으로 굳어졌다. 금융권에 모피아의 낙하산 인사가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2014년 KB사태 이후 외부 인사의 부작용을 뼈저리게 느낀 KB금융지주·국민은행 역시 차기 회장 겸 행장으로 내부 출신을 선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우세하다. 11월 임기가 끝나는 윤종규 회장 겸 행장도 내부 출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의 알력 다툼이 있어 재정부가 과거처럼 밀어붙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모피아 출신이 금융기관 수장으로 가는데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늘었다”며 “장관-차관-국장-유관기관장 인사가 순차적으로 일어나야 하는데 최순실 사태 이후로 인사가 올스톱된 점도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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