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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초청장에서 읽는 ‘G6’ 전략

2월 26일 MWC에서 ‘모듈 포기·디스플레이 향수·성능으로의 회기’ 보여줄 듯

2017.01.20(Fri) 16:54:54

19일 LG전자가 ‘G6’ 출시를 예고했다. 직접적으로 제품명을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2월 26일, 그러니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초청장을 배포했다. 사실상 모두가 알고 있는 G6다. LG전자는 지난해 ‘G5’도 같은 기간에 출시한 바 있다.

 

G5는 실패한 스마트폰으로 꼽힌다. 실패라는 말은 ‘흥행’을 이야기하지만 따져보면 다른 의미도 숨어 있다. LG가 내세운 G5의 요소들이 시장에 받아들여지는 데 실패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G6는 그 요소들을 다시 생각해보는 제품이 되는 듯하다.

 

‘G6’의 초청장. 18:9의 긴 화면을 강조하는 이미지다. 사진=최호섭 제공


# 포인트1: 모듈을 포기한다

 

새 제품에 모듈이 들어갈 것인지는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됐던 부분이다. LG전자는 G5의 모듈을 G6에도 쓸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아직 언급할 시점이 아니라는 뉘앙스의 답이 돌아왔지만 사실상 모듈에 대한 기기 호환성 고민에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다. 여기에서 G5의 딜레마가 시작됐다.

 

기존 모듈을 다음 세대 제품에도 쓸 수 있게 맞춘다면 이는 두께나 폭 등 디자인이 고정되어 버린다. 같은 디자인을 2년 정도 쓰는 게 이제 낯선 일은 아니지만 이는 성공한 제품에 한해서다. 그렇다고 다음 세대에 모듈을 쓰지 않는다고 말하면 그건 애초 LG전자가 모듈을 내놓으면서 이야기했던 ‘생태계’에 어긋나는 움직임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LG전자는 초기에 발표했던 카메라와 오디오 모듈 외에 더 이상 새로운 모듈을 출시하지 못했고, 신제품에는 모듈이 사라진다는 게 거의 대세로 꼽히고 있다. 모듈에서 생기는 공차나 배터리 교체시에 전원을 꺼야 하는 지적들을 해소하기보다 ‘스마트폰에 하드웨어 모듈은 필요없다’는 답을 얻어낸 듯하다.

 

스마트폰은 소프트웨어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기다. 하드웨어를 변경해야 할 이유를 확실히 찾아내지 못하면 액세서리 수준의 모듈 교체는 큰 매력을 갖기 어렵다. 결국 오디오 모듈은 기기의 기본으로 들어가서 ‘음질’이라는 LG의 성격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듯하다.

 

G5의 핵심인 모듈은 결국 한 해를 넘기지 못했다. 사진=최호섭 제공


# 포인트2: 디스플레이의 향수

 

LG전자의 휴대전화 중에서 성공한 제품으로 꼽히는 제품 중 하나가 바로 ‘초콜릿폰’이다. 이 휴대폰은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의 제품이지만 터치스크린에 21:9의 기다란 화면이 특징이 됐다. 소녀시대를 모델로 쓴 광고도 제품과 잘 맞아 떨어지면서 판매 성적도 좋았다.

 

초콜릿폰의 21:9는 독특한 화면비율이지만 영화에서 쓰는 화면 비율이기도 했고, 세로로 세워서 보는 휴대폰인 만큼 더 많은 정보를 보여줄 수 있다는 강점도 있었다. LG전자는 그 이전에도 답답하던 휴대전화 화면을 길게 늘려 글자를 7줄 보여줄 수 있는 ‘아이북(i-book)’이라는 제품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바 있다. LG전자에게는 공교롭게도 흔치 않은 긴 화면 제품들이 대체로 성공과 이어졌던 기억이 있다.

 

G6도 18:9라는 화면 비율을 쓴다. 흔치 않은 화면이다. 2:1이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사실 2:1이 맞지만 16:9보다 더 길다는 표현을 18:9로 풀어낸 것으로 보인다.

 

아직 LG전자는 긴 화면에 대한 설명을 하진 않았지만 18:9 화면은 꽤 쓸모가 있을 듯하다. 스마트폰 화면은 16:9가 대세가 됐다. 이 화면 비율은 모두에게 익숙하다. 현실적으로 더 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건 이전에 홈 버튼과 뒤로가기 버튼이 화면 바깥에 있을 때의 상황이다. 이제는 터치 버튼들이 아예 화면 안으로 들어오면서 사실상 안드로이드의 UI는 16:9보다 더 짧아졌다.

 

이를 만회하고 제대로 16:9 UI를 보여주면서도, 한 화면에 더 많은 정보를 보여줄 수도 있다. 가로로 좀 더 긴 영화를 더 크게 볼도 수 있다. 실제 제품을 봐야 알겠지만 이 디스플레이는 묘하게 다른 경험을 만들어줄 가능성이 크다. 

 

# 포인트3: 성능으로 회귀

 

LG전자는 스마트폰에 주로 퀄컴의 프로세서를 쓴다. 퀄컴의 신제품을 가장 빨리 적용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그게 좋은 점이 될 수도 있지만 간혹 역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발열 문제로 여러 제조사의 애를 먹였던 ‘스냅드래곤 810’은 LG전자에게도 다르지 않았다.

 

G6에도 스냅드래곤 835가 쓰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고성능 프로세서에 뒤따르는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히트파이프를 달았다. 히트파이프는 고성능 PC처럼 열이 많이 나는 칩의 열을 줄이기 위한 냉각 방식이다. 프로세서에서 벌어지는 열 문제를 사전에 막겠다는 의미다. 열 문제는 곧 성능 저하와 제품 수명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G6에는 6GB 메모리도 들어간다.

 

지난 2016년은 LG전자에게 힘든 한 해였다. 디자인과 모듈의 차별화로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꾸준하게 밀고 나갔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결국 G6를 통해 현실적으로 좋은 디스플레이와 높은 성능을 중심에 두는 현실적인 답을 내놓는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2월 26일, 바르셀로나에서 공개된다.

최호섭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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