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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미다스의 손’ 이영복, 그 아들과 한 여인 추적기

강남 부동산 업계 “이영복 모르면 간첩”, 홍 여인이 아들에게 118억 대출 돕고 전세집에 살게 해줘

2016.12.16(Fri) 13:53:29

500억 원이 넘는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가로챈 혐의로 공개수배됐다 붙잡힌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의 실질 소유주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이 지난달 10일 서울 수서경찰서를 나서 부산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해운대 엘시티 사업이 정·관계 비리로 조성됐다는 의혹이 불거지기 이전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66)과 그의 아들 이창환 씨(43)는 부동산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했다. 강남 일대의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영복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떠돌 정도였다고 한다. 부동산 투자자문 및 분양 상담을 해주고 있는 한 공인중개사의 말이다. 

 

“강남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는 사람들 중에 이영복 회장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해운대 엘시티와 독산동 롯데캐슬에 이 회장이 관여됐다는 소문이 일찌감치 떠돌았고, 그의 손이 닿았다는 이유만으로도 해당 부지의 부동산 가치가 한없이 높게 평가됐다. 그는 국유지나 시유지를 싼 값에 사들인 후 대규모 부동산 개발을 하여 큰몫을 챙기는 부동산 업계의 대부로도 통했다.”

 

이 회장은 부동산 개발 사업과 관련해 지분만 소유할 뿐 대표이사나 감사 등의 직책을 맡아오지 않았다. 실제로 청안건설, 엘시티(옛 트리플스퀘어자산관리), 엘시티PFV, 제이피홀딩스, 제이피홀딩스PFV, 맥서러씨 등의 관련 회사 법인등기사항일부증명서와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이영복이라는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이 회장은 가깝게 지낸 지인들에게 대표이사를 맡기는 등 전면에 나서길 꺼려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두고 이 회장이 신용불량자라서 ‘바지사장’을 뒀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있다. 

 

그의 아들 창환 씨도 이 회장처럼 이름을 감추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창환 씨가 대표이사를 지낸 건 제이피홀딩스에서 7개월(2009년 10월 13일~2010년 5월 11일), 맥서리씨에서 1년 1개월(2005년 8월 16일~2006년 9월 13일)이 전부다. 창환 씨는 제이피홀딩스PFV​ 지분 75.33%를 소유하고 있고, 제이피홀딩스PFV는  제이피홀딩스의 지분 94.1%를 소유하고 있다. 창환 씨는 맥서러씨의 지분 75.33%도 보유하고 있다. 

 

창환 씨는 부동산 개발 사업과 무관한 에프엑스기어에서만큼은 당당하게 이름을 내세웠다. 실제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모습을 드러냈으며, 2005년 2월 대표이사로 취임해 그해 7월 사임했다가, 2007년 5월 재취임해 지난 10월 10일까지 지냈다. 

 

‘주간한국’ 보도와 창환 씨의 오랜 지인에 따르면 이 회장의 가족으로는 부인 박 아무개 씨와 두 아들이 있다. 앞에서 언급한 창환 씨가 장남으로 알려져 있으며, 부인 박 씨와 차남 아무개 씨는 언론에서 단 한 차례도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다. 관련 회사의 법인등기사항일부증명서와 감사보고서에서도 ​이 두 사람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이영복 회장과 가까운 홍 아무개 씨(여)는 이영복 회장 아들의 회사가 118억 원을 대출받을 때 자신이 소유한 신사동 빌딩과 토지를 담보로 제공했다.

 

한편 이 회장과 가까운 홍 아무개 씨(여·64)의 이름이 창환 씨의 회사인 제이피홀딩스와 에프엑스기어, 그리고 맥서러씨에 자주 등장해 눈길을 끈다. 항간에는 홍 씨가 이 회장의 관계가 깊은 사업 파트너 혹은 전 부인이라는 얘기도 있다. 

 

홍 씨를 1년 동안 알고 지낸 한 지인은 “처음 홍 씨를 알게 됐을 때 한 공인중개사가 홍 씨를 이 회장의 부인이라고 소개해줬다. 홍 씨가 서울에 집이 있음에도 주로 부산에 머물렀던 이유도 그 때문인 줄 알았다”며 “엘시티 사태가 터지자 홍 씨의 지인에게 ‘사모님 괜찮으시냐’고 안부를 물었고 ‘괜찮으시다’는 답변까지 들었다. 홍 씨 주변 사람들 모두 그를 이 회장의 부인으로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홍 씨의 성북동 자택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여성은 “홍 씨와 딸, 이 두 사람만 여기 살고 있다”고 알려줬으나, 이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물어보자 “이영복과 이창환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또 다른 홍 씨의 지인에 따르면 홍 씨는 올해 초 암 수술을 받았고, 소유 건물의 주차 관리까지 직접 관여할 정도로 꼼꼼한 성격이라고 한다. 

 

창환 씨는 제이피홀딩스와 에프엑스기어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자신의 거주지를 홍 씨가 소유한 신사동 건물 5층으로 신고했다. 그리고 에프엑스기어의 첫 사무실 소재지도 같은 곳이었다. 홍 씨가 소유한 건물은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지상 6층, 지하 2층 규모다. 

 

이영복 회장과 가까운 사이로 보이는 홍 여인이 그녀의 딸과 살고 있는 성북동 주택. 연면적 약 650㎡(200평)의 지상 2층(지하 1층) 주택이다.

 

홍 씨는 해당 건물과 토지를 담보로 제이피홀딩스PFV에 40억 원, 맥서러씨에 78억 원을 대출해주기도 했다. 이영복 부자의 독산동 롯데캐슬 및 부산 해운대 벽산e센텀시티 개발에 총 118억 원을 투자한 셈이다. 제이피홀딩스PFV는 50일 만에, 맥서러씨는 2년 11개월 만에 빚을 갚았다. 

 

홍 씨가 지난 1999년 1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전세 계약한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창환 씨가 대신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창환 씨가 에프엑스기어의 초기 대표이사로 있었을 때 이 아파트를 거주지로 신고했다. 

 

현재 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거주자는 “3년 전 이 집을 보러 왔을 때 젊은 남자 세 명이 함께 가정집이 아닌 사무실처럼 쓰고 있었다. 집을 둘러보는데 한 젊은 남자가 방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뭔가 비밀이 많은 것처럼 보였고 집을 전부 보지도 못한 채 입주했다”고 말했다. 기자가 찾아간 이유를 설명하며 “이영복 회장 아들을 봤느냐”라고 묻자 “전 세입자가 10년 가까이 이 집에 살았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 사람들 중 이영복 회장의 아들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명확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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