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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웃고 동네카페 울고…폭염과 자영업시장

2016.08.05(Fri) 18:13:14

‘안전안내. 8.4일 11시 폭염경보, 12시~17시 노약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자주 마시기 바랍니다.’

국민안전처로부터 발송된 <긴급 재난 문자 메시지> 사이렌 소리도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전국이 가마솥더위로 기진맥진이다. 폭염경보가 서울시를 비롯해 경기도와 세종, 대구, 광주, 대전, 경남, 경북, 전남, 충북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발효되고 있다.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날이 2일 이상 지속할 것으로 보이면 발령된다.

뜨거운 태양을 피해 시원한 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영업시장은 손님들과의 밀당(밀고 당기기)에 울고 웃는 모습이다. 

과거부터 우리와 가장 친숙한 대표적인 무더위쉼터는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은행’이다.

직장인 임은영 씨(28)는 “점심 먹고 들어가다가 너무 더워서 잠깐 은행에 들렀는데 이만한 무더위 쉼터가 또 있을까 싶다”며 “전기 절약 때문에 온도를 높였다고 하지만 바깥보다는 훨씬 시원해서 좋다”고 한숨을 돌렸다.

무더위쉼터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서울시는 ‘폭염종합지원상황실’을 가동하고 냉방시설이 설치돼 있는 동 주민센터, 복지회관, 경로당 등 무더위쉼터 3200개소를 지정, 운영에 나섰다.

특히 서울 강동구는 2014년 서울시 최초로 금융기관과 협력해 무더위쉼터를 운영 중인데 현재 참여민간시설이 92개소, 동 주민센터와 지역아동센터, 어르신사랑방까지 포함해 지역 내 무더위쉼터가 240여 곳으로 서울시에서 가장 많은 구가 됐다.

대형마트로 피서를 떠나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주부 남희진 씨(38)는 “요즘 같은 날씨에는 에어컨 빵빵한 대형 마트가 우리 가족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며 “더위 피하면서 쇼핑도 하고 식사와 디저트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 같은 건물에 있는 영화관에서 영화 관람을 하면 하루 종일 이곳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주의점은 오래 있을수록 카트가 가득 채워진다는 것”이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서점을 여름 최고의 피서지로 꼽는 사람도 있다.

지난 4일, 점심시간 무렵 교보문고 광화문점 유아서적 코너는 방학을 맞아 부모와 함께 서점을 찾은 아이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방학을 맞은 어린이 손님들이 서점에 와서 편하게 책을 읽고 있다.

엄마와 함께 이곳을 찾은 초등학교 5학년 권기범 군(12)은 “서점은 시원하기도 하고 엄마가 골라주는 책이 아니라 내가 고른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다. 도서관은 조그만 소리도 조심스러운데 서점은 그렇지 않아서 편하다”며 독서에 다시 열중했다.

직장인 김지선 씨(35)는 “요즘 서점은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품은 물론 명화와 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고 예쁜 꽃까지 구매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오랜 시간 머물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시간 약속을 어기는 친구와 만나는 장소로 가장 적합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빙수를 취급하는 전문점과 카페들도 더위와 함께 성수기를 맞았다.

공차코리아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7월 빙수매출이 전월 대비 20% 상승했다고 밝혔고, 이디야커피와 카페베네, 설빙 등 관계자들도 빙수 관련 매출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람들도 북적이는 스타벅스 매장.

그러나 문전성시 속에 모든 창업자들이 즐거운 것은 아니다.

동네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최 아무개 씨는 “방학이 되니 어린아이들과 카페를 찾는 일부 개념 없는 부모들 때문에 머리가 아플 정도다. 시끄럽게 떠드는 모습은 일상이고, 진열되어 있는 상품을 망가뜨리거나 가지고 가는 일도 다반사다. 매직으로 테이블에 낙서를 해놓고서는 몰래 도망가기도 하더라. 아이들도 문제지만 통제를 하지 않는 부모들이 더 원망스럽다”며 하소연을 늘어놨다.

인근에서 또 다른 소규모 동네 카페를 운영하는 김 아무개 씨 역시 “요즘은 음료 한 잔만 시켜놓고 장시간 머무는 손님들이 많다. 보기에는 북적거리지만 실속은 없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무더위로 모두가 지치고 힘든 여름, 소비자와 운영자 모두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더욱 필요한 시기다.

김미영 창업에디터 may42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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