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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스업] 청바지 잘 입는 법

2016.05.30(Mon) 12:00:34

   
▲ 설현의 청바지 핏. 출처=SK텔레콤

남자들의 로망 중 하나가 흰 셔츠 혹은 흰 티에 청바지를 입은 멋진 여자다. 사실 이게 가능하려면 날씬해야 하고 적당히 글래머여야 한다. 물론 다리도 좀 길어야 한다. 결정적으로 긴 머리와 이쁜 얼굴도 보태져야 한다. 포토샵을 하면 모르겠지만, 현실에선 미션 임파서블 같은 거다. 그만큼 어려운 게 바로 청바지만으로 매력적으로 보이는 거다.

여자들도 남자에 대한 로망 중 하나가 티셔츠와 청바지만으로 멋진 모습이다. 다리도 길어야 하고 배도 안 나와야 한다. 얼굴도 당연히 잘생겨야 하고, 적당한 근육과 건강미도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현실에선 만나기 어려운 남자다. 남자나 여자나 모두 비현실적인 판타지를 청바지 속에서 갖고 있는 셈이다.

사실 우린 청바지를 통해 건강한 섹시미를 기대한다. 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러운 스타일링에서 묻어나는 패션센스도 기대한다. 즉 멋쟁이가 되고 싶다면, 청바지를 입은 상대에게 기대하는 것을 자기 자신부터 충족시키면 된다.

청바지를 멋지게 입는 최고의 방법은 몸매부터 관리하는 거다. 가장 명쾌하지만 가장 어려운 방법이다. 하지만 배 나오고 몸매 안 좋다고 걱정 마라. 패션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몸매의 결함을 감추는 것이기도 하니까.

요즘 4050 남자들의 청바지 구매가 급증했다고 한다. 아저씨가 아닌 오빠로 좀 더 오래 머물기 위해 청바지를 선택하는 건데, 사실 청바지 입는다고 무조건 젊어보이는 건 아니다. 청바지 입은 게 멋있게 보이고 젊어보이려면 우선 살부터 좀 빼야 한다. 특히 뱃살은 빼거나 잘 가려야 한다. 배에 힘주고 하루 종일 참을 수 있으면 그래도 된다. 계속 하다 보면 요령도 생겨서 적당히 나온 배는 잘 감춰진다.

소위 ‘아저씨용’ 청바지가 있는데 그건 가급적 참자. 배 나온 아저씨들이 기존 청바지를 입을 때 불편한 점을 보완해준다는 건데, 그것에 익숙해지면 나온 배에 대한 경각심이 사라지고 아저씨 몸매가 된 자신에게 관대해져버린다. 결정적으로 그런 청바지는 핏이 멋지지 않다. 아저씨가 오빠 흉내 내는 티가 난다. 그냥 편하자고 입는 거라면 몰라도, 청바지를 통해 젊음을 강조하고 멋지게 보이고 싶다면 아저씨용 청바지는 버려라. 한 가지 더, 찢어진 청바지라고 하는 디스트로이드진은 40대는 제발 참자. 30대도 웬만해선 참는 게 좋다. 디스트로이드진을 멋지게 소화할 남자는 솔직히 극소수다.

멋쟁이는 기본에 강하다. 청바지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즉 청바지를 멋스럽게 입는 사람은 다른 패션에서도 수준 이상인 경우가 많다. 화이트셔츠와 청바지는 궁합이 좋다. 물론 정장용 셔츠가 아니라 캐주얼한 셔츠다. 적당히 나온 배도 셔츠가 잘 가려준다. 벨트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지만, 셔츠를 바지 안으로 넣지는 말자. 그렇게 하면 나온 배를 감출 수도 없고, 자연스러운 핏이 안 나온다. 몸매에 자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청바지 안으로는 옷을 넣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재킷을 입는 경우라면 다르다. 그땐 무조건 셔츠를 바지 안으로 넣어야 한다. 배에 좀 자신이 없으면 셔츠보단 티를 입는 게 낫다. 이때 티의 길이는 굳이 청바지 안으로 안 넣어도 벨트 위치에 닿을 정도여야 한다.

   
▲ 청바지에는 운동화 또는 로퍼가 제격. 구두는 ‘절대’ 안 된다.

청바지 패션은 운동화로 완성된다. 깔창은 빼자. 겨우 몇센티 더 높아진다고 갑자기 멋져질 리 없다. 키가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굽 낮은 운동화가 청바지엔 가장 멋스럽다. 구두는 절대 안 된다. 아무리 캐주얼한 스타일이라 해도 구두 범주에 들어가는 건 안 된다. 운동화 아니면 로퍼가 좋다. 이때, 바지 길이가 신발을 덮어선 안 된다. 바지 끝단이 신발과 맞닿아 접히거나 구겨지지 않을 정도의 길이가 좋다. 서 있으면 양말이 슬쩍 보일 듯 말 듯, 앉으면 양말이 드러나 보이는 정도다.

뭐 이리 복잡하냐고? 청바지를 입는 건 자유지만, 청바지를 입고 멋진 남자로 보이는 건 아무나에게 주어진 혜택이 아니다. 물론 원빈이나 정우성, 아니 김수현이나 송중기 정도라면 그냥 아무거나 막 입어도 된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니까.

끝으로, 비싼 청바지라고 멋을 보장하는 게 아니다. 리바이스나 캘빈클라인, 아니 몇만 원짜리 유니클로 청바지도 괜찮다. 수십만 원대를 호가하는 고가의 프리미엄진을 입는다고 멋쟁이가 되는 게 아니다. 비싼 거 한 벌보단 같은 돈으로 여러 벌 사 입는 게 낫다. 경험상, 프리미엄진이나 중저가의 진이나 수명은 비슷하다. 무릎이 나오면 패션 아이템으로서 청바지의 수명도 끝난 거다. 그러니 적당히 입고 무릎이 나오고 핏이 흐트러지거나 물이 좀 빠졌다 싶으면 그만 입는 게 낫다. 그렇게 입고도 멋지긴 참 어렵기 때문이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비즈한국 bizhk@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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