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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프리즘] '시코노믹스' 등장의 의미

생산요소투입형에서 생산성 중심의 경제로 체질 변화

2016.04.27(Wed) 16:29:26

   
▲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11월 중국 베이징 옌치후 국제회의센터(ICC)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석, 시진핑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출처=청와대)

고속성장을 지속해 온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주춤해 지고 있다. 최근 들어선 중국 부채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중국 발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마져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움직임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차분한 태도로 멀리 내다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위기론과 관련해 지난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월말 기준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공공·기업·가계)비중이 237%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2007년 말 부채비율이 148%였던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속도로 늘어나는 양상이다. 올해 1분기 중국 신규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가 급증한 6조2000억 위안(한화 1094조원)으로 부채 증가 속도는 역대 가장 빠른 수준이다. FT는 중국 부채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늘 경우 경기하방 압력이 강해지고 최악의 경우 일본 식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정작 중국은 특유의 ‘만만디(慢慢的)’ 정신으로 일시적 현상이라며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부채 문제를 경제 체질 전환 과정에서 생겨난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공급 측면 개혁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선을 긋는다. 공급 측면 개혁이란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과잉 공급과 불필요한 공급을 유효 공급으로 전환시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는 기업부채의 경우 대규모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이 주요 원인으로, 이는 해외 자산 확보와 기술 선점과 같은 유·무형 자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의 미래를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근본 과제는 이른 바 ‘중진국 함정’에서 빠져나와 ‘생산성 중심경제’로 도약하는 것. 이에 대해선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믹스)’를 살펴보면 파악할 수 있다. 지난달 16일 끝난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본격 등장한 이 슬로건에서 주목할 부분은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제13차 5개년 계획(이하 13.5 계획)’이다. 

중국은 13.5 계획발표를 통해 올해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 6.5%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중국 정부가 경제 개방이후 지속됐던 고속성장시대를 마감하고 중속성장 신창타이(뉴노멀) 시대에 진입했음을 공언한 셈이다. 

13.5 계획의 주요 특징은 기술혁신으로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지난해 0.95%에서 2020년 1.26%까지 높일 계획이다. 또 모바일 인터넷, 빅 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을 제조업과 결합해 전자상거래, 산업인터넷 등으로 발전시켜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구하는 ‘인터넷 플러스’ 정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노동, 자본, 토지 등의 생산요소를 투입해 경제 성장을 이끄는 ‘생산요소투입형 경제’에서 기술 발전과 경영합리화로 생산요소를 더 투입하지 않더라도 경제성장 지속의  ‘생산성 중심 경제’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생산요소 투입형’ 경제에서는 초고속 성장이 가능하다. 박정희 대통령 통치아래 한국과 덩샤오핑 이후의 중국이 그랬다. 하지만 황무지를 개간해 도시와 공장을 만들고, 농민들이 도시로 옮겨와 공장 노동자가 되는 식으로 인력을 투입하고, 외국자본을 끌어오거나 국내 저축을 늘려 투자 자본을 확보하는 식의 발전 모델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는 매년 28% 수준에서 최근 35% 수준까지 늘어났지만 경제성장률은 7%대에서 이젠 6%대로 떨어졌다. 이는 중국이 노동, 자본 등의 생산요소를 투입하는 만큼 경제가 성장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중진국 함정’에 빠진 나라들은 모두 생산요소 투입형 경제에서 생산성 중심 경제로 체질 변화에 실패한 나라들이다. 따라서 '시코노믹스' 등장은 세계의 '제조 공장'에서 '제조 강국'으로 거듭나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이 1921년 계획한 ‘2020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의식주 걱정하지 않는 물질적으로 안락한 사회)사회 실현’이란 목표를 위해 성장이란 노선을 꾸준히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자신이 해야 할 일과 걸어야 할 길을 분명히 알고 있다.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중국 경제 이슈를 주시하되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구경모 영남일보 기자 

비즈한국 bizhk@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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