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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삼성계열사 인수, 득일까 독일까

석유화학업종 불황 지속 땐 한화케미칼 등 리스크 커져

2014.11.26(Wed) 17:31:46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은 26일 오전 각각 관련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57.6%와 삼성테크윈의 지분 32.4%를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 (주)한화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규모는 삼성종합화학 지분이 1조600억원, 삼성테크윈 지분이 8400억원이다. 여기에 향후 경영권 프리미엄 1000억원을 지급하는 옵션도 체결했다.

인수 계기와 관련, 한화그룹 관계자는“방산업체인 한화의 경쟁력 제고를 논의하다가 삼성테크윈 인수를 결정했다. 삼성테크윈이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갖고 있어 삼성종합화학도 함께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하며,“삼성탈레스는 삼성테크윈의 자회사이고, 삼성토탈은 삼성종합화학의 자회사이다. 따라서 이 4개사를 동시에 인수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매각은 ‘빅딜’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대기업간 인수합병으로는 최대 규모다.
초대형 ‘빅딜’인만큼 인수 대금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수주체는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다. 인수를 위한 매각 대금은 2~3년 분납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외부 차입시 금융비용 늘어 재무구조 영향
인수주체 3사의 재무제표상으로 일단 별 문제는 없다는 것이 한화측 입장이다.

한화의 경우 올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1096억원의 자금을 보유 중이다. 한화케미칼의 경우도 6039억원, 한화에너지의 경우 582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인수를 위한 회사 자금은 충분하다. 분납으로 인해 영향은 별로 없다. 인수하는 회사도 현재 수익이 발생하고 있어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사가 처한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화측 설명과 달리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한화의 경우 인수자금으로 8400억원이 필요한데 자회사인 한화건설의 충당금 반영으로 2분기 큰 손실이 발생해 부족한 자금을 어떻게 해결할지 관건이다.

한화케미칼도 인수대금을 마련하려면 적잖은 부담이 예상된다. 한화케미칼은 2분기 영업이익이 21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8% 줄었다. 3분기는 전년 대비 42.7%로 더 크게 줄었다.

한화케미칼이 인수대금 5000억원을 증자가 아닌 외부 차입할 경우 한화케미칼의 순차입금은 4조3천억원에서 4조8천억원으로 늘어난다. 한화케미칼은 연간 순이자 비용으로 2천200억원 소요되는데 인수대금 이자 비용까지 늘어나면 부담이 커진다.

물론 한화케이칼의 입장은 다르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부터 준비해왔던  미국 다우케미칼의 기초화학부문 인수 대금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데다 제약부문 계열사 드림파마 지분 매각으로 부채비율이 줄어들어 인수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석유화학업종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 한화 3사들이 차입금 증가로 인한 금융비용을 해결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석유화학업종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불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인도가 한국산 PTA 제품에 대해 반덤핑 예비판정 관세까지 부과하는 등 악재가 누적되는 상태다.

석유화학업계 지각 변동 예고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의 석유화학 부문 인수를 결정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지각 변동도 예상된다. 석유화학업계의 기존 판도는 LG화학이 주도해 왔으나 한화의 이번 삼성 석유화학계열사 인수로 향후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화학 부문인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삼성종합화학과 자회사 삼성토탈을 인수하면 매출 규모 18조원으로 업계 1위인 LG화학(매출 23조원, 2013년 기준)과 어깨를 겨눌 수 있다.

한화그룹은 여천NCC가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재료인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이를 바탕으로 폴리에틸렌(PE) 및 폴리염화비닐(PVC), 염소가성소다(CA)를 생산한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은 고순도 테레프탈산(PTA)·포름산·파라자일렌(PX)·휘발유·항공유·LPG 등을 제조한다. 이 분야는 현재 한화케미칼이 생산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인수가 확정되면 한화케미칼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인수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문홍식 기자 moonhs@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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