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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금품 요구" 주장, 스타 식당들에게 물어보니

A 한식점 "2억 원 요구" 주장했지만 자료 안 보여줘…스타 식당 11곳 "금품 요구 없어"

2018.11.30(Fri) 17:06:22

[비즈한국] 세계적 레스토랑 평가지 ‘미쉐린 가이드’가 스타 레스토랑 선정 과정에서 거액의 금품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23일 A 한식점 대표는 ‘밥상머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쉐린 관계자가 2015년 하반기에 컨설팅 비용과 심사위원의 항공료, 호텔비용, 밥값 등 체류비 등을 명목으로 약 2억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미쉐린 마스코트 ‘비벤덤’​(왼쪽)과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 표지. 사진=미쉐린 가이드 서울 페이스북 페이지·미쉐린 가이드 서울 홈페이지


A 한식점에 따르면 당시 미쉐린 동아시아 담당 관계자는 서울신라호텔이 운영하는 한식점 ‘라연’과 광주요그룹이 운영하는 한식점 ‘가온’에서 컨설팅을 요청해왔다면서 A 한식점도 함께 컨설팅을 받아볼 것을 제안했다. 컨설팅비를 이들과 분담하는 조건이었다.

A 한식점은 2016년 3~4월경 이 제안을 거절했다. A 한식점 대표는 자신이 제안을 거절하기 전까지 미쉐린 관계자가 업소에 별 3개를 줄 것처럼 했지만, 거절한 이후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에는 ​‘라연’과 ‘가온’만이 별 3개 레스토랑에 올랐다고 밝혔다.

보도 이후 이 주장의 진위를 두고 ​SNS에서 ​논란이 일었다. A 한식점이 서류나 이메일 등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 ‘비즈한국’은 A 한식점을 비롯해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에서 별점을 받은 레스토랑 11곳에 관련 내용을 물었다.

A 한식점​은 지난 29일 전화 통화에서 자기 주장을 거듭 확인했다. A 한식점​ 대표는 “미쉐린 측이 컨설팅 명목으로 비용을 요구한 것은 사실”이라며 “증거자료는 때가 되면 공개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미쉐린의 평가가 공정하고 공신력이 있다면 누구도 뭐라 할 수 없지만, 그들은 분명히 장사를 했다. 평가원을 레스토랑에 보내고 음식을 먹어보게 해야 하는데,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며 “논란을 조장하고 이에 편승하는 분이나 같은 업계 사람들이 내 타깃이 아니다. 미쉐린이다”고 밝혔다.

미쉐린 가이드에 3년 연속 별점 3개를 받은 서울신라호텔 ‘라연’​에서 한 직원이 저녁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비즈한국과 연락이 닿은 미쉐린 별점 레스토랑 11곳은 별점 레스토랑 선정 과정에서 미쉐린 측으로부터 어떤 금품도 요구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연’ 홍보담당자는 “‘라연’이 먼저 컨설팅을 요구했고 비용을 지불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고 사실도 아니다”며 “시상식에서 별점을 발표하기 전까지 누구도 결과를 예상치 못했다”고 2016년 당시를 회상했다.

‘가온’ 홍보담당자 역시 “사실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는 “별점 레스토랑 선정을 통보받기 전까지 미쉐린 측과 어떤 소통도 없었다. 시상식 몇 주 전에 처음 초청장을 받았고 시상식장에 가서야 레스토랑의 별점을 알았다”고 전했다. 

별점 2개를 받은 한 레스토랑 대표는 “외식업계에서 ​보통 ​미쉐린 2스타를 따기 위해 50억, 3스타는 100억 원을 레스토랑에 투자해야 한다고 얘기한다”며 “겨우 2억 원에 3스타를 딸 수 있다면 그 값을 내려는 대기업 레스토랑이 수십 개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 세계 110개 정도밖에 안 되는 미쉐린 3스타의 가치와 수천억 원에 가까운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해가면서 미쉐린이 별을 사고팔 리가 없다”며 “A 한식점​ 주장대로라면 접촉 메일이나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입증 자료 없이 그런 말을 하면 우리처럼 명예롭게 별을 딴 셰프들에 대한 모독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미쉐린 가이드 별점의 의미. 사진=미쉐린 가이드 서울 홈페이지


이와 관련, 기자는 미쉐린코리아 측에 27일 오전부터 30일까지 이메일과 전화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다만 미쉐린말레이시아 관계자는 29일 ‘비즈한국’​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미쉐린 가이드 레스토랑이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비용도 들지 않는다”며 “미쉐린 평가단은 완전히 독립적이며, 레스토랑에 어떠한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Michelin)이 매년 발행하는 레스토랑 및 호텔 평가서다. 별 개수로 레스토랑 등급을 매기는데 1개는 ‘요리가 훌륭한 레스토랑’, 2개는 ‘요리가 훌륭하여, 멀리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 3개는 ‘요리가 매우 훌륭하여, 특별히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으로 평가받는다. 

이 밖에 미쉐린 별점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합리적인 가격(3만 5000원 이하)으로 훌륭한 음식과 맛을 선사하는 ‘빕 구르망’, 좋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더 플레이트’ 등급이 있다.

미쉐린코리아는 지난 11월 18일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 발간과 함께 191개 선정 레스토랑을 발표했다. 등급별로 별 3개 2곳, 별 2개 5곳, 별 1개 19곳, 빕 구르망 61곳, 더플레이트 104곳이었다. 미쉐린코리아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을 2016년부터 매년 발간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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