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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어린이 마스크 안전관리 사각지대

“보건용 아니라​” “방한대 아니라​”…식약처·산업부 관리 회피

2017.04.06(Thu) 18:16:40

[비즈한국] 대기오염으로 마스크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회용 어린이 마스크가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어린이제품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다 되가고 있지만 담당 기관에 의한 일회용 어린이 마스크 안전성 조사는 아직 한 차례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회용 어린이 마스크는 얼굴에 직접 닿는 제품이지만 현재로서는 KC마크 없이 유통될 수 있다. 사진=박혜리 기자

 

지난 2015년 6월부터 시행된 어린이제품법은 만 13세 이하 어린이가 사용하는 물품 및 부속품의 안전에 대해 기본적인 사양을 규정한다. 제조업자 및 수입업자는 안전사고 가능성에 따라 ‘안전인증’, ‘​안전확인’​, ‘​공급자적합성확인’​을 취득해 ‘​KC마크’​를 제품에 표시해야 한다. 어린이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제품에 이 법이 적용된다. 

 

이 중 공급자적합성확인 표시는 비비탄 총, 보행기, 물놀이 기구 등의 안전인증과 안전확인 대상 제품에 비해 안전위험이 낮은 섬유·가죽 제품, 면봉, 안경테, 우산, 가구 등이 받는 인증이다. 마스크도 ‘방한대’라는 이름으로 섬유제품군에 포함되어 공급자적합성확인 대상이다. 

 

문제는 어린이제품법에서 규정하는 방한대에는 일회용 마스크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세탁 후 계속 사용하는 일반 마스크와 달리 시중에 유통되는 일회용 아동 마스크 대부분은 KC마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면봉과 우산 등이 공급자적합확인 대상인 점을 생각한다면 얼굴에 직접 닿고 접촉 시간도 더 긴 일회용 마스크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

 

일회용 마스크 제조 업체 담당자는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일회용 마스크는 KC인증 대상이 아니라고 안내받았기 때문에 KC마크는 없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며 “​다만 우리는 선제적으로 공인기관에 의뢰해 두 종류의 안전성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

 

일회용 어린이 마스크에 대해 식약처는 보건용 마스크가 아니라는 이유로, 산자부는 일회용품이라는 이유로 확실하게 관리되고 있지 못하다. 사진은 미세먼지로 가득 찬 한강대교 인근. 사진=고성준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일회용 마스크는 식약처에서 담당했는데 법 개정 후에는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KF80’ 이상 급의 보건용 마스크만 취급한다”며 “당시 어린이제품법이 마련되며 방한대가 포함됐지만 일회용 마스크는 방한대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회용 어린이 마스크에 대해 식약처는 ‘보건용 마스크’ 조건에 충족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산자부는 방한대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확실하게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회용 마스크는 보통 여러 장 구매해 필요할 때마다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착용시간 역시 방한대로 분류되는 일반 마스크와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 또 기저귀와 같은 다른 어린이용 일회용품은 공급자적합확인 대상에 포함돼 KC인증이 필수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일회용 어린이 마스크에 대한 예외 적용을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일회용 어린이 마스크는 당국의 안전관리가 불가능한 것일까. 앞서의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공급자적합확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제품 제조업자 및 수입업자에게는 공통안전기준을 따르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또 시장조사과에서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니 일회용 어린이 마스크도 관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기술표준원 시장조사과는 시중에 판매되는 수많은 종류의 제품을 모니터링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일회용 어린이 마스크가 유통 중이더라도 적발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국가기술표준원 시장조사과 관계자는 “시장조사과에서는 일부 제품을 구매해 시험 업체에 의뢰하는 식으로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다만 일회용 어린이 마스크는 현재까지 안전성 조사를 의뢰한 이력은 없다”​고 밝혔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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