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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구속] 실패한 ‘정치적 변호인’ 카드, 고위 법관 출신 물색

“유영하 주도하며 최재경·이동흡 제외 난센스”…기소 대비 새 변호인 찾을 듯

2017.03.31(Fri) 14:51:15

[비즈한국] “결과론적인 얘기겠지만, 결국 실패한 거 아니겠습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법적 공방에서, 정치적인 인연보다 능력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한 거죠.”

 

검사 출신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듣자 내놓은 평이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많이 따르던 유영하 변호사를 선임하고 변론을 주로 맡기는 탓에, 최재경 변호사(전 청와대 민정수석)가 변론에 참여를 거의 안 하게 됐다고 들었다”며 “검찰통인 최재경 변호사를 포기하고, 유영하를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2일 오전 검찰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위는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법조계 다른 관계자 역시 “유영하 변호사가 주로 변론을 주도하면서, 이를 불편해하던 최재경과 이동흡 등 법조계 내에서 권위가 있는 법조인들이 박 전 대통령 변론 전략에서 제외됐다”며 “검찰의 영장 청구 때부터 이미 ‘구속될 수밖에 없는 변호인단’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중앙지법은 영장심사를 마치고 7시간 만인 새벽 3시 3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발부 결정을 내렸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영질심사는 정작 8시간 40분이 걸렸는데, 그보다 결과를 내리는 시간이 빨랐다는 것은 법원의 판단이 그만큼 쉬웠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서울중앙지법 고위 관계자는 “검찰이 영장 청구를 27일 했는데, 통상 다음날이나 이튿날 하는 것과 달리 3일이나 시간을 갖고 30일 하지 않았느냐”며 “그 전에 미리 검찰의 수사기록을 다 읽어봤을 것이고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혐의 부인을 듣고 법정에서 바로 판단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법조계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298억 원 뇌물수수 등 주요 범죄혐의에 대해 “모른다”며 부인으로 일관한 전략이 악수가 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고법 부장판사 역시 “박 전 대통령이 실질심사 때 캐리어 가방에 서류를 가지고 와서 반론을 했다고 들었는데, 이미 검찰 서류를 읽은 상황에서 제대로 된 반박이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악수가 됐을 것”이라며 “차라리 혐의를 일부 인정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 그리고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게 차라리 영장 기각을 기대하기 더 좋은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앞서의 검찰 출신 변호사는 “유영하 변호사가 어떻게 검찰에서 옷을 벗고 나가게 됐는지, 검찰에서 유영하 변호사가 어떤 평을 받고 있는지를 정확히 안다면 유영하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은 정치적인 대응에 불과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며 “법리적인 공방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엮인 인연을 믿는다는 것은 박 전 대통령의 명백한 실수”라고 평가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의 범행을 몰랐다”고 하지만, 이미 박 전 대통령의 옷 제작비용 등 상당부분 경제공동체로 볼 수 있는 정황들이 드러난 상황. 최 씨의 범행에 대해 공모가 이뤄졌다면 공동정범인 박 전 대통령은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 내 지배적인 관측이었다.

 

31일 오전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와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박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게 되면서, 변호인들도 바빠졌다. 유영하, 손범규 등 여섯 명의 변호인은 오늘도 만나 향후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자주 찾아 변론 준비를 이어갈 계획이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는 면회에 제한이 없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변호인을 만나 재판 준비를 할 수 있는데, 유영하 변호사를 중심으로 일부 변호사들이 직접 구치소에서 변호인 조력을 할 예정이다. 구치소 독방에 있는 것보다 변호인과 만나면서 더 편하게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에서부터 박 전 대통령 곁을 지켰던 이영선, 윤전추 행정관도 옥바라지를 위해 구치소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도 옥바라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지만 씨가 지인에게 “큰누나를 보고 눈물이 나서 함께 울었다, 내가 누나를 챙기겠다”고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다음주인 4월 초부터 박 전 대통령을 찾아가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법무부 관계자는 “원래 전직 대통령을 수사할 때는 검사가 구치소로 찾아가서 했다”며 “이번에도 경호 등의 문제를 감안해, 구치소로 검사가 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 수사뿐 아니라 기소될 것까지 감안해 재판을 이끌어 갈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최효정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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