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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1조 원대’…박삼구, 금호타이어 되찾을까

자금조달 여력이 변수, 입찰 결과 발표 연기에 억측 난무

2017.01.13(Fri) 17:54:13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그러나 본입찰 마감 후 예정된 선정결과 발표가 연기되면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매각가가 1조 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호타이어를 되찾아와 그룹 재건을 꿈꾸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계획이 이뤄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15년 11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조문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국내 2위, 글로벌 14위의 타이어업체인 금호타이어 인수·합병(M&A)을 위한 본입찰이 진행됐다. 지난 12일 마감된 매각 본입찰에는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Qingdao Doublestar Co Ltd.)와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인더스트리(SAI), 화학사 지프로(Jiangsu GPRO)가 입찰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예비입찰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에 포함됐던 중국 링롱타이어나 인도의 아폴로타이어는 불참했다.

 

애초 채권단은 본입찰 마감 다음날 바로 채권 금융회사들이 참석하는 채권단 회의를 열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결과를 발표하는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채권단은 결과 발표 예정일인13일 오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다음주 초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측은 “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가 인수희망자들의 인수의향서를 좀 더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함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결과를 둘러싸고 여러 이해관계들이 충돌하는 바람에 연기된 것이 아니냐는 의미다.

 

산업은행 측은 이러한 확대해석에 대해 선을 그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CS에서 비가격적인 부문에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알려왔다. 또한 중국업체들이 영문 및 중문으로 된 서류를 제출해 언어적인 민감도로 검토에 시간이 걸린다고도 했다. 그 외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아마 다음주 화~수요일(17~18일) ​결과 발표가 ​나올 것 같다”고 귀띔했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 등의 설명대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가 연기된 데 특별한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여러 추측을 해볼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 과정 등도 선정발표가 연기되면서 뒷말이 무성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결과 발표 연기로 인수의향자들이 제시한 매각가도 공개되지 않았다. 업체들이 제출한 매각가는 아직 밀봉된 상태라고 산업은행 측은 설명했다. 입찰 대상은 우리·KDB산업·KB국민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 42.01%(6636만 8444주)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매각가는 최대 1조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헐값에는 매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지난 2010년부터 구조조정을 지원해왔다. 대우건설과 금호생명(현 KDB생명)은 사모펀드를 설립해 직접 인수했고,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보유 채권을 출자전환해줬다. 이 과정에 투입된 자금만 7조 원이 넘는다. 하지만 6년여가 지난 현재 산업은행 및 채권단이 회수한 자금은 금호산업 매각에 따른 7228억 원이 전부다.

 

이제 관심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선택에 쏠리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때와 마찬가지로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도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은 먼저 선정될 우선협상대상자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가격과 조건을 박 회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박 회장은 한 달 안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답하고, 행사할 경우 45일 이내로 자금 조달방안과 계약금을 마련해 채권단에 제시하면 금호타이어를 그룹의 품으로 다시 가져올 수 있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는 확실하다. 박 회장은 지난 2일 그룹 신년사에서 “무엇보다도 올해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을 마무리해야 하는 마지막 과제가 남았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문제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냐는 점이다. 그는 지난 2015년 금호산업 인수 때 인수금 7228억 원 중 절반 이상을 외부투자와 차입 등으로 충당한 바 있다. 그 중 3500억 원가량은 부채로 떠안았다. 인수 대금을 조달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매각 본입찰과 관련해서는 따로 할 말이 없다. 채권단이 알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자금조달 방안 등은 본입찰 결과가 나오고, 박삼구 회장에게 공식제안이 들어와야 정확히 세워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서의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은 그룹 재건을 목표로 과거 구조조정 과정에서 내놓은 매물들을 다시 모으고 있다. 그러나 그룹 사정은 구조조정 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다시 부채를 통해 계열사들을 되사오면 시간만 흘렀을 뿐 경영 위기는 반복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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