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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공시]포스코, 특수강부터 ‘다이어트’ 시작

2014-9-15 포스코특수강 매각 이후 공격적 구조조정…‘밀어붙이기식’ 비판도

2016.09.15(Thu) 06:09:30

“계열사를 매각한다.” “합병설은 사실이 아니다.” “대표이사가 주식을 장내매수했다.”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는 경영공시는 기업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반대로 기업의 과거 공시를 보면 해당 기업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때그공시’ 코너에서는 과거의 공시를 통해 현재 한국 기업의 히스토리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오늘, 2014년 9월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포스코는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 매각을 검토 중입니다. 현재 인수를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 중이나, 인수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바 없습니다”라고 미확정 공시했다.

   
▲ 포스코는 지난해 저렴한 중국산 제품의 유입과 철강 공급과잉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포스코철강을 매각했다.

스테인리스 특수강 생산 전문업체인 포스코특수강은 2011년 기준 매출 1조 6629억 원, 영업이익은 1592억 원을 기록한 ‘효자 계열사’였다. 그러나 저렴한 중국산 제품의 유입과 철강 공급과잉으로 실적은 매각 이전 5년 동안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포스코특수강을 포함한 포스코 계열사 전반에 들이닥친 문제이기도 했다. 포스코가 명실공이 국내 1위 스테인리스 특수강 업체였던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하려 했던 까닭이다.

포스코특수강의 매각을 위해선 우선 강경한 노조와 협상을 이루어내야 했다. 노조 측의 기본적인 입장은 ‘매각반대’였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삼미특수강에서 포스코특수강으로 인수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직원들이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조는 만약 매각이 불가피할 경우 5년간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매각가의 10%에 달하는 위로금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수차례의 대립 끝에 12월, 포스코가 결국 노조의 요구를 수락하면서 매각은 급물살을 탔다. 2015년 2월 포스코는 세아그룹에 포스코특수강을 최종 매각했다.

포스코특수강 매각은 계열사 정리의 서막이었다. 포스코는 지난해에만 포레카, 포스코플랜택 등 국내외 34개 계열사를 감축하는 강도 높은 행보를 보였다. 이와 더불어 포스코 건설 지분 매각 등 12건의 자산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전투적인 구조조정은 2013년 84.3%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을 2015년 78%까지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올해도 구조조정의 바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계열사 구조조정 35건, 자산 구조조정 19건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단행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대해 ‘성과 없는 인력감축’이라는 불만의 목소리와 지나치게 독단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구조조정으로 인해 포스코그룹 전체의 상황이 개선되었다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2013년 2조 9961억 원에서 2014년 3조 원대로 오르는가 싶더니 2015년에 다시 2조 4100억 원으로 떨어졌다. ‘성과 없는 인력감축’이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더불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밀어붙이기식’ 구조조정이 지나치게 독단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 공시’ 후 2년이 지났다. 여전히 중국산 염가 제품이 활개를 치는 상황에서 포스코가 내놓은 카드는 ‘고급화’다. 고부가가치재 월드프리미엄(WP) 제품은 매분기 판매량이 늘어나며 지난해 2분기에는 전체 제품 판매량의 45.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 있게 성장했다. 특히 트윕(TWIP), HPF(고온프레스성형)강 제품은 포스코만이 만들 수 있는 첨단 기가(Giga)급 강재로 세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WP의 판매량을 5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 8월 말 태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그동안 구조조정 목표의 60% 이상을 달성하면서 7조 7000억 원가량 현금을 확보했다”며 “그동안 만든 건전한 재무 상황을 바탕으로 리튬, 니켈, 티타늄 등 비철강 분야에도 투자를 확대해 신성장 동력을 찾아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매각된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정도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배 이상 증가한 300억 원, 당기순이익은 206억 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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