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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삼성식 재편, 한화투자증권에 불똥?

‘증권’ 두고 ‘자산운용’에 주식업무 넘기기로…한화증권 “매각설은 사실무근”

2016.08.16(Tue) 07:47:55

생명보험업계 2위 한화생명이 삼성생명처럼 주식과 채권 등을 운용하는 증권운용사업부를 분리해 자산운용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에 전담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한화투자증권을 염두에 둔 그룹 차원의 재편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63빌딩에 위치한 한화생명. 비즈한국DB

한화생명은 올 가을 증권운용사업부를 한화자산운용으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은 1분기 말 현재 79조 원 규모다. 이 중 연결재무제표상 국내외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으로 운용 중인 58조 원 규모 자산을 한화자산운용에 맡기겠다는 것. 한화생명은 한화투자증권의 지분을 100% 보유한 모회사다.

한화생명에 앞서 업계 1위 삼성생명이 지난해 100% 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에 업무 효율화를 위해 이 방식을 먼저 도입한 바 있어, 일각에선 삼성 따라하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화그룹의 또 다른 금융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은 실적부진으로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3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회사를 이끌어온 주진형 전 사장 시절에 중점을 뒀던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로 지난해부터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16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 1분기에도 912억 원의 적자를 냈다. 2분기도 적자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을 맞아 한화투자증권은 뼈저린 자구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서울 여의도 한화금융센터빌딩의 토지와 건물을 1327억 원에 한화손해보험에 매각했다. 또 실적 부진 개선을 위해 지난달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이를 두고 말이 많다. 신주 발행가격이 액면가 5000원의 절반도 안 되는 2245원으로 확정됐고 새로 발행될 주식 수도 현재 발행 주식보다 오히려 더 많기 때문이다. 소액주주의 지분 비율 또한 올해 3월 말 기준 전체 주주의 3분의 2에 달해 유상증자로 인한 소액주주의 손실도 불가피하다.

   
▲ 한화투자증권. 출처=한화투자증권

올해 2월부터 한화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여승주 사장은 유상증자 발표와 비슷한 시기에 1억여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자사주 4만 주를 확보했으며 0.0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투자증권은 무리수라 볼 수밖에 없는 자구안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여승주 사장 취임 이후 내놓은 자구안들이 회사를 팔기 위한 재정비 작업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승주 사장은 한화투자증권의 청사진으로 투자은행(IB) 사업 강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여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도 그룹에서 회사를 매각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대외에 알리기 위한 액션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화투자증권은 한화그룹에는 계륵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은 사업 재편은 한화투자증권과 무관하며 삼성생명을 따라하는 것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사업 재편은 아직 검토 단계이며 확정되지 않았다. 당사가 운용하는 주식과 채권 등의 운용을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에 전담시킨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그룹 증권 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다른 한화생명 관계자는 “당사는 삼성생명보다 앞서 관련 사업 재편을 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에 증권운용사업을 맡겼지만, 한화생명은 2013년부터 한화자산운용에 이전해 현재 50조 원 규모를 이전했고 앞으로 8조 원을 더 이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매각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강도 높은 방식으로 자구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현재로서 매각 계획도 전혀 없고 시장에서 제기되는 매각설은 전혀 근거 없다”고 주장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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