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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링’만 하지마요, 체험하며 나눠요

새로운 기부문화 ‘스토리두잉’을 아시나요

2016.07.21(Thu) 18:07:10

공익사업 홍보의 새로운 대안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의 체험과 실천을 강조하는 ‘스토리두잉(storydoing)’이 주목받고 있다. 스토리두잉은 기업과 제품의 스토리를 파악하고 알리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에서 더 나아가 이를 소비자가 직접 느끼고 체험하도록 하는 개념이다. 신발 한 켤레를 사면 저소득국가 아이들에게도 한 켤레의 신발이 기부되는 기업 ‘탐스(TOMS)’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 한 켤레의 신발을 사면 한 켤레의 신발을 저소득국가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기업 ‘탐스(TOMS)’는 기업의 가치를 소비자가 체험하도록 하는 스토리두잉’의 성공적 사례다. 출처=탐스 공식 홈페이지

스토리두잉의 개념을 처음 내 놓은 사람은 미국 최대 광고회사 JWT의 전 CEO이자 크리에이티브 컨설팅사 ‘Co:Collective’의 창업자인 타이 몬테규다. 그는 저서 <트루 스토리(True Story>를 통해 “비용 투자 대비 홍보 효과가 크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에도 유리한 스토리두잉을 적용한 기업이 스토리텔링을 적용하는 기업보다 실적이 더 좋다”고 밝힌 바 있다.

스토리두잉을 공익사업에 적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성과는 대중이 기부를 즐길 수 있는 ‘퍼네이션(funation)’의 개념으로 여기도록 유도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공익사업은 대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대중들의 감정을 움직이거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반면 스토리두잉이 적용된 기부는 나무 키우기 게임을 하면 실제로 나무가 기부되는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의 사례처럼 흥미를 보장하면서도 사업의 목적을 상기시키는 데 소홀하지 않다.

매일유업은 지난 6월 13일 스토리두잉을 적용한 공익 캠페인을 공개했다. ‘#우유원샷 릴레이’이란 이름의 이번 캠페인은 참가자가 우유를 마시는 동영상을 올리고 다음 사람을 지목하면 매일유업 측에서 저소득 계층 아동들에게 1주일치의 우유를 지원하는 공익사업이다. 7월 20일 기준 인스타그램에 ‘#우유원샷’을 해시태그로 검색한 결과는 3000여 건, 지난 주까지 누적된 우유 기부 수량만 1만 개가 넘는다.

매일유업의 홍보팀 관계자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연상시키는 이번 릴레이 캠페인의 핵심은 참여가 실제 기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험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선사하는 것”이라면서 “매일유업의 경우 이러한 참여 형식의 사회공헌활동을 사실상 처음 시도했는데 나눔이라는 본 목적 외에 우유 소비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장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일상 속 작은 행동이 기부로 이어짐으로써 나눔을 일상화할 수 있다는 점도 스토리두잉을 공익사업에 적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다. 서울과 강릉, 부산, 대전 등의 지역자치단체에서 진행하는 ‘기부계단’ 사업은 나눔을 일상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좋은 사례다.

   
▲ 서울시 시청역에 설치된 기부하는 건강계단’.

기부계단은 한 사람이 한 번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10원의 기부금이 적립되어 하지장애아동의 재활훈련도구 지원하는 등 소외계층을 위해 쓰인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상적인 행동을 통해 건강한 신체의 소중함을 느끼는 동시에 그렇지 못한 대상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 도봉구청에 설치된 건강계단을 이용한 적이 있다는 한 시민은 “적은 금액이라도 기부한다는 것이 막상 잘 실천이 안됐었는데 계단을 오르내리는 행동만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또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병광 최카피연구실 대표 카피라이터는 “스토리텔링이라는 개념은 기술의 발달로 이야기를 전달하기 좋은 환경이 되면서 새삼스럽게 부각된 측면이 있다”며 “스토리텔링의 경우 대개 TV, 지면 등의 광고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익사업의 경우 사실상 그 돈으로 광고가 아닌 지원을 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반면 스토리두잉의 경우 소비자들의 참여 자체가 광고이기 때문에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든다. 스마트폰의 확산과 SNS의 발달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키기 좋은 환경이 된 것도 스토리두잉이 주목받을 수 있었던 원인”이라면서 “‘당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라’고 주문하는 스토리두잉은 스토리텔링에 비해 이야기를 확대시키기에도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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