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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업계 2·3위 기부금 ‘며느리도 몰라’

LG유니참·한국피앤지 10년간 ‘쥐꼬리’ 기부, 규모는 ‘비밀’

2016.06.17(Fri) 09:11:23

최근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을 대신 사용한 여학생의 사연이 알려지며 국내 생리대 가격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국내 생리대 시장의 55%를 점유한 업계 1위 유한킴벌리는 이달부터 기존 제품 3종 가격을 8~20%씩 올리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철회하고 신제품 ‘좋은느낌 매직쿠션’만 기존 제품보다 7.5% 인상했다. 그래도 비판이 일자 유한킴벌리는 하반기에 중저가 생리대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LG유니참 바디피트(왼쪽)와 한국P&G 위스퍼. 출처=각 사

각 점유율 23%, 15%의 업계 2, 3위 LG유니참과 한국피앤지(P&G)는 가격 조정 대신 일제히 기부 확대 카드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두 회사는 기부 규모나 금액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깜깜이’로 일관하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일며 면피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격 논란을 촉발시켰지만 해마다 20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내는 유한 킴벌리는 매출 대비 기부금 비율은 0.16% 정도다. 참고로 국내 대기업 매출 대비 평균 기부금 비율은 0.14% 수준이다.

‘바디피트’를 생산하는 LG유니참은 일본 생활용품업체 유니참과 LG생활건강이 51 대 49의 지분을 가진 합자회사로 지난 2006년 2월 출범했다.

<비즈한국>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LG유니참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매출 합계 9361억 9600만 원, 영업이익 합계 783억 1800만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기부금은 2013년 1000만 원, 2015년 465만 원 등 1465만 원이 전부였다.

LG유니참 기부금 규모는 매출액 대비 0.0015%, 영업이익 대비 0.01%에 그친다. 더욱이 LG유니참은 지난해 말 기준 미처분 이익잉여금만 556억 7300만 원에 달해 돈을 쌓아두고 기부는 ‘쥐꼬리’만큼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같은 기간 LG유니참이 일본 유니참에 지급한 로열티 규모는 252억 4100만 원에 달했다. 영업이익 대비 로열티 비율은 32.2%. 100원을 벌었다면 32원을 일본 유니참이 로열티로 챙겨간 셈이다. 매출 대비 로열티 비중도 2.69%에 달했다.

LG유니참 관계자는 기부 확대 계획에 대해 “그간 1년간 3회에 걸쳐 ‘미혼모 생리대 지원’을 해왔다. 올해는 상반기와 하반기 여섯 차례 총 60만 장의 생리대를 저소득층에 기부할 계획이다. 올해 기부 금액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560억 원이 넘는 이이잉여금과 관련해서는 “설비투자에 투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금액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스퍼’를 생산하는 한국피앤지의 기부 규모는 더 깜깜이다. 미국 프록터 앤 갬블 파 이스트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법인인 이 회사는 2001년 6월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되면서부터 매출 등 경영실적을 일절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식회사 시절인 2000년에 매출액 4031억 원, 영업이익 48억 원, 기부금 2억 600만 원을 공개한 것이 전부다.

한국피앤지 관계자는 “청소년 성교육 프로그램, 저소득층 다문화 가정, 등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지원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금액 규모는 회사 정책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외국계 기업들은 다양한 공시 의무를 이행할 의무도, 매출액 등 경영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의무도 없는 유한회사로의 전환을 선호하고 있다. 해외 본사에서 자금 회수하기도 훨씬 쉽다. 옥시, 피자헛, 한국피앤지가 대표적”이라고 꼬집었다.

   
▲ JTBC <썰전>에 출연해 생리대 가격 문제점을 지적하는 전원책 변호사. 출처=JTBC 방송화면

한편, 국내 생리대 시장은 고가의 기능성 제품 위주의 기형적인 구조라 선진국에 비해 가격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9일 JTBC <썰전>에서 공개한 한국의 생리대 가격은 장당 331원이다. 미국과 일본의 181원보다 83%, 덴마크 156원에 비해선 112%나 비싸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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