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매일유업과 미스터피자의 ‘치즈통행세’ 공모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그런데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친동생 정 아무개 씨(64)가 운영하는 매일유업 대리점 CK푸드처럼 서울우유의 한 대리점도 미스터피자에 동일한 가격에 치즈를 납품해온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여기에 서울우유가 검찰 수사에서 완전히 배제돼 그 배경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관련 기사 '치즈통행세' 공모 의혹 미스터피자-매일유업 오너 일가 수상한 부동산 거래).
CK푸드는 매일유업으로부터 10kg당 7만 원대에 치즈를 납품받아 미스터피자 가맹점에 9만 원대에 유통했다. MP그룹이 CK푸드를 통해 가맹점주들로부터 ‘치즈통행세’를 받은 셈이다. 정우현 전 회장은 CK푸드 대표이자 자신의 친동생인 정 아무개 씨(69)에게 12년 동안 치즈통행세 수취로 챙긴 부당이익 57억여 원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매일유업과 함께 MP그룹에 치즈를 납품했던 서울우유의 A 대리점도 CK푸드와 동일한 가격에 치즈를 납품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MP그룹에 따르면 A 대리점과 CK푸드의 치즈거래량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매일유업과 서울우유 본사가 대리점으로 납품한 가격은 10kg당 1000원 미만의 차이에 불과했다.
정우현 전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에 관한 검찰 수사에서 서울우유는 배제됐다. A 대리점주나 서울우유 관계자의 참고인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단 한 차례도 미스터피자의 치즈통행세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A 대리점주도 “오는 10일 정우현 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긴 하지만, 그동안 검찰 수사를 받았던 적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우유의 A 대리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매일유업의 직원 두 명은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그 직원이 ‘서울우유의 A 대리점도 CK푸드와 똑같은 방식으로 미스터피자 치즈를 납품했다’는 정보를 제공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CK푸드가 정우현 전 회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유통업체라고 해서 매일유업만 조사를 받은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미스터피자의 한 가맹점주도 “정우현 회장의 갑질과 횡령 및 배임으로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이 입은 금전적·정신적 피해가 극심하다”며 “미스터피자 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청구했는데, 한푼이라도 더 횡령한 돈을 찾아야만 가맹점주들이 보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난다. 서울우유도 조사해봐야 한다”고 보탰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 관계자는 “대리점 거래는 본사가 관여할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A 대리점주와 정우현 회장은 친인척 관계가 아닐 뿐더러 정상적으로 거래가 이뤄졌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A 대리점주도 “정우현 전 회장이 CK푸드의 정 씨에게 부당이익을 제공했는지는 알지 못하나, 치즈 거래만큼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안다. A 대리점과 동일한 방식으로 거래를 해왔기에 이를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며 “정우현 전 회장이나 MP그룹으로부터 단 한푼의 부당이익을 제공받지 않았다. 그래서 A 대리점은 문제될 게 아무 것도 없다. 괜한 오해를 받을까 염려되나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치즈통행세 논란이 불거지자 MP그룹은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본사에 직거래를 하자는 제안을 제시했고, 양사가 MP그룹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해 11월부터 직거래로 치즈를 납품받고 있다.
유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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