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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견 해리’를 찾았다!

세종시에서 건강한 모습으로…새끼들 행방은 묘연

2016.11.25(Fri) 17:58:14

지난 7월 ‘비즈한국’은 [단독] ‘천재견 해리’의 비극…‘아빠’ 구속 후 행불 기사를 보도했다. 천재견 해리와 그 주인인 전 아무개 씨의 범행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이후 전 씨가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함께 사라진 해리의 행방을 묻는 독자들의 의견이 쏟아졌다. 그리고 4개월여가 흐른 지난주 수요일 드디어 해리의 행방을 찾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해리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었다.

 

행방이 묘연했던 천재견 해리. 다행히 세종시에서 건강히 지내고 있었다. 사진=김태현 기자


지난 11월 18일 세종시에서 해리를 데리고 있으니 궁금하면 보러 내려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일정을 조율해 마침내 지난 11월 23일 세종시로 향했다.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에는 TV에서 보았던 해리가 있었다. 현재 반려인인 조종영​ 씨​(63)에게서 해리가 원래 살던 남원에서 잠시 거주하던 함평을 거쳐 세종시로 오기까지의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지인인 A 씨에게 ‘옆집에 TV에 여러 번 출연한 천재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장난으로 보고 싶으니 기회 되면 데리고 오라고 했다. 그때는 천재견이라는 이야기도  믿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7월 A 씨가 그 옆집에 살던 사람이 감옥에 가게 됐는데 혹시 키울 생각 있느냐고 해서 그렇다면 한 번 데려와 보라고 했다. 이때도 설마 정말 데려올까 싶었다. 전 씨는 교도소에 가게 되면서 급하게 함평에 해리를 맡겼다고 한다. A 씨는 이전 반려인인 전 씨가 복역하는 교도소에 가서 해리가 맡겨진 위치를 듣고 이곳으로 해리를 데려왔다. 정말 갑작스럽게 데려와 집도 준비되지 않아 급하게 만들었다.”

 

역시나. 파를 뽑아오라고 했더니 파를 물고 왔다. 사진=김태현 기자


조 씨의 말처럼 공장부지 한쪽에 컨테이너 박스로 된 해리의 집이 있었다. 조 씨는 동네에서도 소문난 애견인이었다. 지금은 해리의 친구가 된 삐삐라는 개가 조 씨의 반려견이었다. 해리가 삐삐의 목줄을 물고 돌아다닌다. 성격이 급한 삐삐는 교통사고가 두 번이나 났고 수술비, 피부이식 등으로 600만 원 이상의 치료비를 써 주위에서 핀잔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해리는 여전히 말귀를 잘 알아들었다. TV에서처럼 “삽 들고 와”라고 말하자 정말 삽을 입에 물고 왔다. “파 뽑아와”라고 하자 언덕 너머로 달려간 해리가 파를 뽑아 입에 물고 돌아왔다. 조 씨에게 이런저런 걸 시키는지 물었더니 “뭐하러 그런 걸 시키냐”고 반문하면서 “(이곳으로 온 이후에) 예전처럼 명령을 안 하니까 말귀를 예전보다는 덜 알아듣는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해리가 사람을 너무 따르는 탓에 나쁜 사람이 데려갈까 싶어 대부분 목줄을 채우고 지낸다고 했다. ​사진=김태현 기자


해리가 이곳에 와서 적응을 잘 했느냐고 묻자 조 씨는 “여름에 더위를 많이 타서 힘들어 했다”며 “사료는 통 먹지를 않아 ‘시저’(통조림)를 섞어서 주기도 하고, 요즘은 돼지고기를 삶아 주거나 한다”고 말했다. 해리가 사람을 너무 따르는 통에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이 데려갈까 무서워 목줄을 묶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얼마 전에는 해리가 놀다 옆에 있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50만 원을 물어줘야 했다. 목줄을 풀어주면 동네 다른 집 개를 자주 찾아간다고 한다.

 

현재 해리를 돌보는 사람은 동네에서 소문난 애견인이었다. 사진=김태현 기자

 

남원에서 함께 살던 새끼들의 행방을 알 수 없어 안타까웠다. 부디 해리가 오래도록 행복하기를. 사진=김태현 기자


얼마 전 병원에서 조 씨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해리가 살아갈 날이 2년 정도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 씨는 “해리가 워낙 영특해 5개월 정도 지낸 사이에 정이 많이 들었는데 아쉽기만 하다. 바람이 있다면 해리가 새끼를 낳아 새끼들하고 노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 씨도 남원에서 같이 살던 해리의 새끼의 행방은 모른다고 밝혔다. 해리는 나이가 많아 이가 상한 것 말고는 잘 뛰어다니고 건강해 보였다. 좋은 반려인 조 씨를 만난 해리가 오래도록 건강했으면 한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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