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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천재견 해리’의 비극…‘아빠’ 구속후 행불

<스타킹>으로 유명세…주인 전 씨는 처형 성폭행, ‘1억 가치’ 개는 사라져

2016.07.11(Mon) 15:38:58

지난 2013년 SBS <스타킹>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개 한 마리가 있었다. ‘천재견 해리’ 편에 출연한 이 개는 주인이 파를 뽑아 오라면 파를 뽑아오고 콜라, 사이다를 구별해 가져왔다. 해리는 무거운 농기구를 물어오는 등 놀라운 능력을 보여 화제가 됐다. 해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는 100여 가지에 이르렀다.

   
▲ ‘천재견 해리’가 <스타킹>에 출연했던 모습. 출처=SBS 방송화면 캡처

유명세를 탄 해리는 <스타킹>, <동물농장> 등에 또 다시 출연했고 다른 공중파 프로그램에도 몇 번이나 소개됐다. 내친김에 해리의 이름을 딴 영화까지 제작되기에 이르렀다. 영화는 ‘천재견 해리’라는 이름으로 2편까지 제작됐다. 이 영화는 초등생 교육용 상영회가 열리기도 했다. 해리는 거주지인 남원시 홍보 행사에서 적극 활동하기도 했다.

이렇게 유명세를 탔던 해리, 하지만 그 해리를 데리고 방송에 출연한 반려인 전 아무개 씨가 성폭행 혐의로 구속됐다는 사실을 <비즈한국>이 단독 확인했다.

더군다나 전 씨가 방송에서 아픈 딸이라며 공개한 지적장애 딸 A 씨는 딸이 아닌 사실혼 관계의 부인으로 드러났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또 다른 성폭행 피해자 B 씨는 A 씨의 친언니였다. B 씨는 A 씨보다 심하지는 않지만 역시 지적장애인이다. 

방송에서 전 씨는 ‘해리는 최고의 벗’이라며 ‘아내와도 헤어지고 딸은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될 정도로 아프면서 우울증이 왔다. 그 어려운 시기에 나타난 축복’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모든 감동 사연이 거짓이었던 셈이다. 사정기관과 동네 주민들의 말을 종합해본 사연은 이렇다. 

사건이 불거진 계기는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B 씨는 남원에 위치한 동생 A 씨의 집으로 놀러온다. 전 씨는 집에 놀러온 B 씨에게 귀신이 붙었다며 겁을 준 후 수차례 성폭행을 했다. B 씨는 얼마 뒤 경찰에 신고했고 전 씨는 구속됐다. 전 씨는 성폭력범죄처벌에관한특례법위반 장애인준강간에 해당됐다고 전해진다. 전 씨는 성관계가 전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알려진다.

   
<천재견 해리2>의 영화 포스터.

지난해 기자는 전 씨가 살던 마을을 직접 찾았다. 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은 전 씨가 구속된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또한 방송 전부터 A 씨가 전 씨의 딸이 아니라 사실혼 관계라는 점도 알고 있었다. 가구 수가 손에 꼽히는 작은 마을이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전 씨는 다른 사람과 달리 이 마을에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이 아니라 약 8년쯤 전에 들어왔다”면서 “정착하고 2년여 뒤에 A 씨를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B 씨가 몇 번 이 동네를 방문해 며칠 머물다 간 일이 있었는데 당시 찾아왔을 때 이런 일이 있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전 씨가 구속된 이후에도 몇 가지 의문점은 남는다. A 씨나 B 씨의 행방을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기자가 전 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는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앞서의 주민은 “전 씨가 구속된 이후에 A 씨는 경상도 쪽 고향으로 간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고 말했다. 

해리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동물농장> 방송을 통해 해리는 새끼를 낳아 애지중지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해리와 마찬가지로 해리의 강아지들조차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앞서의 다른 주민은 “전 씨가 구속된 이후 해리 가족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누가 데리고 갔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추석특집으로 방영된 <블라인드 테스트쇼>라는 방송에서는 해리의 가치를 1억 원으로 추산했다. 해리가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동네 주민들은 입을 모아 해리가 어디로 갔는지를 궁금해했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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