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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발동한 삼성물산만 감소" 5대 상장 건설사 산업재해율 따져보니

'작업중지권' 늘어난 삼성만 개선, 4개사는 재해율 증가…지난해 사망 8건, 현대·대우·DL이앤씨 협력업체 직원

2024.07.05(Fri) 14:44:40

[비즈한국] #1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경기 구리시 고덕대교(세종-포천 고속도로 14공구) 공사 현장에서 지난해 9월 구조물 해체 작업을 하던 60대 하청노동자가 전도된 철제 구조물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2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울산 남구 석유제품 터미널 공사현장에서 지난해 7월 신호수로 근무하던 40대 하청노동자가 후진하던 덤프트럭에 깔려 사망했다.

 

#3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부산 연제구 재개발사업 공사 현장에서는 지난해 8월 20대 하청 노동자가 아파트 6층 내부에서 유리창을 교체하다 창틀과 함께 밖으로 추락해 세상을 떠났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조합원이 지난해 폭염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최준필 기자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 사례다. ​비즈한국이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국내 5대 상장 건설사가 지난 6월 공시한 지속가능경영(ESG) 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삼성물산을 제외한 모든 건설사의 협력업체 산업재해율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

 

​지난해 5대 상장 건설사 공사 현장에서는 총 8명이 목숨을 잃는 산업재해가 발생했는데, 사망자는 모두 협력업체 노동자였다. 협력업체란 주로 대기업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하도급업체로, 현재 5대 상장 건설사들은 협력업체의 근로 시간 대비 재해 건수, 근로자 수 대비 재해 건수 등을 재해율로 산정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100만 근무시간당 재해건수가 1.982건에서 2.121건으로 7%, 대우건설은 근로자 100명당 재해자 수(산업재해율)가 0.8명에서 1.22명으로 53%, GS건설은 근로시간 100만 시간당 사고성 산업재해 건수가 2.72건에서 3.02건으로 11%, DL이앤씨는 20만 근무시간당 근로손실재해가 0.2968건에서 0.3724로 25%가량 상승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20만 근로시간당 산업재해가 0.14건에서 0.13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5대 상장 건설사 건설 현장에서는 노동자 8명이 목숨을 잃었다. 모두 본청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던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건설노동자는 현대건설 협력업체 노동자 3명, 대우건설 협력업체 노동자 2명, DL이앤씨 협력업체 노동자 3명 등이다. 삼성물산과 GS건설 건설 현장에서는 사망한 노동자가 없었다. 지난해 사망 사고가 발생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디엘이앤씨는 2022년에도 건설현장에서 각각 3명, 2명, 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유일하게 재해율이 감소한 삼성물산은 지난해 건설 현장에서 20만 850건의 작업중지권을 발동했다. 전년 대비 18만 4077건(1097%) 증가한 수치다. 작업중지권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삼성물산은 2021년 3월부터 작업중지권 행사에 따른 비용을 보전(13개 사, 391건)하고 작업중지권 행사 근로자를 포상하기 시작했다. 반면 올해 지표가 악화한 대우건설의 작업중지권 발동 건수는 전년 대비 1024건 감소한 2122건으로 나타났다. 

 

건설 현장은 우리나라 산업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 598명(584건) 중 건설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303명(297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건설 현장에서 산업재해로 세상을 떠난 노동자들의 사망 원인은 떨어짐이 182명(180건)으로 가장 많았고 △물체에 맞음 32명(32건) △부딪힘 30명(30건) △무너짐 24명(20건) △깔림·뒤집힘 14명(14건) △끼임 8명(8건) △그 외 13명(13건) 순이었다.

 

전재희 민주노총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비교적 큰 공사를 수주하는 대형 건설사들은 종합심사나 적격심사 등 가격 외의 요소를 평가하는 입찰 제도 하에 있지만, 중소 하청업체들은 동일 공정 대비 낮은 공사비를 써내야만 공사를 수주하는 최저가낙찰제 하에 있다. 안전 관리비 누수가 발생할 여지가 많은 최저가 입찰 제도부터 손봐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삼성물산의 산업 재해 지표가 개선된 것은 그간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하는 등 경영진의 안전 경영 의지가 빛을 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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