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화장품 제조 기업 네이처리퍼블릭이 정운호 대표가 거주하는 청담동 고급빌라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수년간 영업손실이 누적된 네이처리퍼블릭은 정 대표 등 오너 일가 회사인 세계프라임개발에서도 운영자금 명목으로 176억 원을 대여한 바 있다. 세계프라임개발은 같은 빌라를 담보로 올 2월 자금을 융통했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는 서울 청담동 소재 고급빌라 이그니마빌(연면적 272.38㎡, 82.39평)에 거주한다. 2019년 10월 매입한 이 집의 2022년 공동주택공시가격은 41억 1000만 원이며, 실거래가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등기부 확인 결과,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7월 8일 이 집을 담보로 푸른저축은행으로부터 26억 4000만 원을 빌렸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이 대주주인 정 대표의 자택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운호 대표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지분 72.85%를 갖고 있다.
정 대표는 과거 원정도박과 법조계 비리에 연관된 ‘정운호 게이트’ 이후 실형을 선고 받은 뒤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네이처리퍼블릭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영업손실은 △2016년 96억 원 △2017년 13억 원 △2018년 32억 원 △2019년 26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 출소한 정운호 대표가 경영에 복귀한 후에도 네이처리퍼블릭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2020년 203억 원, 2021년에도 3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6억 3000만 원대다. 정 대표 집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대해 질의하자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알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운호 대표가 지분 40%를 보유한 세계프라임개발에서도 지난 2월 이그니마빌에 18억 원대 근저당을 설정한 바 있다. 지난해 적자 전환한 세계프라임개발이 대주주인 정 대표 자택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한 것으로 파악된다(관련기사
정운호 소유 세계프라임개발, 영업손실에 자택 담보로 근저당권 설정). 2월과 7월 두 차례 설정된 근저당 액수만으로도 이미 집의 공시가격을 넘어섰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세계프라임개발은 네이처리퍼블릭에 운영자금대여 명목으로 176억 7000만 원을 빌려줬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다. 네이처리퍼블릭 지원에 세계프라임개발의 허리도 휘는 모양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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