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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돔 능가' 차세대 방공시스템 LAMD 뜬다

LIG넥스원 VS 한화 2파전…수도권 장사정포 위협 해소 가능

2021.10.20(Wed) 15:34:09

[비즈한국] 지난 19일부터 개최된 2021 서울 ADEX 에어쇼에서는 국내외 방위산업체들이 자사의 새로운 신제품을 앞다투어 내놓으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다시 시작될 대규모 신무기 개발 프로그램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경쟁의 열기가 뜨거웠던 곳이 바로 LAMD(Low Altitude Missile Defense)이라 불리는 ‘한국형 아이언 돔’ 사업이다. 총 사업비 2조 8900억 원 2033년까지 투입하는 LAMD 사업은 북한 장사정포의 위협은 물론, 단거리 탄도탄의 마지막 방어를 하는 ‘최종 수문장’의 역할이기 때문에 2천만 수도권의 유사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 무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사업 진행에 대한 많은 논쟁과 갈등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가장 핵심적인 논쟁은 수입할 것인가, 국내 개발을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다. 아이언 돔은 잘 알려진 것처럼 이스라엘 라파엘(Rafael) 사가 2011년 3월부터 실전에 투입한 무기체계다. 하루에 최대 300발, 50일 동안 4500발 이상의 로켓과 박격포탄을 요격하며 실전에서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아, 우리 군도 한때 도입을 검토했다. 심지어 2019년에는 이스라엘 대통령 루벤 리블린(Reuven Rivlin)이 한국을 방문해서 공개적으로 세일즈를 벌인 적도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환경과 한국의 환경이 너무나 달라 아이언 돔 도입은 결국 취소되었다. 아이언 돔은 엄밀히 말하자면 C-RAM(Counter Rocket, Artillery and Mortar)무기로, 게릴라들이 테러 목적으로 손으로 만든 로켓과 작은 박격포탄, 혹은 트럭에 실은 다연장로켓을 상대로 개발됐다. 반면 북한은 약 340문의 장사정포를 휴전선 인근에 배치해서 170mm 자주포, 300mm 방사포, 600mm 초대형 방사포 및 전술 탄도미사일을 서울과 수도권에 노리고 있다. 그래서 아이언 돔이 권총 탄을 막을 수 있는 얇은 철판이 있는 방탄복이라면, 우리 LAMD의 경우 소총이나 기관총도 막아야 하는 무거운 방탄 방패의 역할을 해야하는 셈이다.

LIG넥스원이 ADEX 에어쇼에서 공개한 LAMD 모형. 사진=김민석 제공


이렇게 어렵고 힘든 목표를 가진 LAMD이지만, ADEX에서 LAMD 사업 참여를 위해 도전중인 방위산업체들의 자신감과 도전정신은 대단히 높아 보인다. LAMD는 ADD(국방과학기술 연구소)의 주도 하에 레이더, 교전통제소, 미사일, 미사일 탐색기 등의 구성품 개발과 생산을 방위산업체들이 맡는데, LIG 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LAMD사업의 참여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한화시스템은 레이더 시스템의 참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미 자체 테스트를 통해 LAMD의 성공 가능성을 자신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LAMD는 박격포탄이나 간이 로켓도 아니고, 대형 탄도 미사일도 아닌 방사포나 로켓, 전술 탄도미사일을 요격해야 하니 기존의 레이더가 전혀 해보지 못한 임무를 해야 한다. 그래서 한화시스템은 자사가 개발 및 생산 중인 제품으로 실전 테스트를 수행했다. 장거리 지대공무기 L-SAM 레이더가 한화의 다연장로켓포 K239 천무의 로켓 사격을 얼마나 정확하게, 얼마나 많은 숫자를 추적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실시한 것. 이 테스트 결과를 활용하여 LAMD의 탐지 체계인 MFR(Multi Function Radar)의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며, 현재 개발 중인 레이더로 100개 이상의 북한 방사포 표적에 대한 대응능력과 파편과 미사일을 구분하는 능력을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한, 한화시스템은 LAMD의 유도탄 탐색기 관련 기술도 함께 공개했다. ADD는 LAMD의 요격탄 탐색기를 SSPA(Solid State Power Amplifier)방식으로 탐색기 안테나에 짐벌(Gimbal)을 달아 회전시키는데, 자체 연구로 짐벌이 필요 없는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레이더를 제안 중이다.

LIG 넥스원의 홍보 포인트도 한화시스템과 비슷했다. 하지만 미사일과 레이더를 동시에 만드는 자사의 장점을 표현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LIG 넥스원과 한화시스템 모두 GaN T/R (transmit receive)모듈 약 1만 개로 구성된 MFR 레이더를 제안하여 거리 40km 이상, 고도 10km 이상 거리에서 로켓포나 포탄을 탐지할 수 있다는 점은 비슷하다. 하지만, LIG넥스원은 신속한 탐지와 경보가 강점인 대포병레이더, 한화시스템은 정밀한 표적 추적이 필요한 대공레이더 중심으로 홍보의 포인트를 잡았다. 

또한 LIG 넥스원은 미사일 전문 업체답게 LAMD의 요격 미사일도 중점적으로 홍보했다. LIG 넥스원의 LAMD 요격 미사일 제안의 핵심은 검증된 미사일을 기반으로 하여 신뢰성도 확보하고 가격도 낮추자는 것이다. LIG 넥스원의 LAMD 요격 미사일은 이미 배치가 진행 중인 해궁 함대공 미사일을 기반으로 개량했다. 해궁 미사일의 탐색기를 간략하고 디지털 프로세서로 미사일의 유도 장비를 교체하여 가격은 줄이면서도 표적 탐지능력을 높인다는 계획. 다만 해궁 미사일의 경우 1발에 10억 원 남짓이므로 수많은 포탄을 요격해야 하는 LAMD 요격탄으로서는 가격이 좀 비싼 편이다. LIG 넥스원은 앞서 말한 개량과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해궁의 절반 이하 가격을 가지면서도 우수한 요격능력을 갖춘 LAMD 요격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심지어 내년 초에는 ADD가 LIG 넥스원과 협력하여 LAMD용 시험 미사일 발사도 준비하고 있어서,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을 막는 LAMD가 예상보다 좀 더 빨리 실전 배치될 수도 있어 보인다.

이렇게 두 회사가 치열하게 경쟁 중인 LAMD 사업은 내년 중반쯤 방위사업청과 국과연이 RFP(request for proposal)를 발행한 후 본격 개발단계에 나설 예정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두 회사 모두 전력을 다해 이 사업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승자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방위사업청과 ADD가 조금만 더 모자란 부분을 채운다면 사업 성공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방위사업청과 ADD는 사업 성공을 위해 조금 더 진취적인 태도, 조금 더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자세에 임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사업 실패의 위험을 체계업체에게만 부담시키지 말아야 한다. 현재 LAMD 사업은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및 장사정포 위협으로 원래 예정보다 2년 이상 실용화를 앞당길 것을 요청받고 있으니 시간이 부족하다. 또한 아이언 돔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난 미사일과 레이더를 만들어야 하니 가격에 대한 압박이 심하다. 이런 위험을 그저 제작업체에게 떠넘기고 무리한 일정과 예산을 강요하는 것보다는, 같이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우선 ADD 주도의 개발 사업이더라도, 체계업체의 채산성과 일정을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한 개발방식의 잦은 변경보다는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 한 해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ADD 주도로 할 것인지, 업체 주도로 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심했으나, 이 논쟁으로 지연된 시간만큼 결국 사업 담당업체 입장에서는 일정과 예산을 낭비한 셈이 되었다. LAMD의 경우 해외 유사 무기체계가 없는 만큼 ADD 주도로 가되, 정부기관으로서 ADD가 적극적인 핵심기술 연구를 통해  LAMD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해결사로 나서면서 업체와 협력을 해야 한다.

방위사업청과 군 역시 LAMD의 성공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 요격미사일의 비싼 가격은 가격 대 효율 문제로 두고두고  LAMD의 효용성에 대해서 논쟁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LAMD 1개 포대에는 128발 이상의 요격 미사일을 장전해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이스라엘 아이언 돔에 사용되는 타미르(Tarmir)미사일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LAMD 요격탄의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우선 충분한 생산수량 보장을 통한 업체의 납품가격 절감은 기본이고, 우수한 능동 레이더 시커와 기동성을 가진 LAMD 요격 미사일을 각종 계열화하여 생산량 자체를 늘려 가격을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아이언 돔의 경우 육상형에서 벗어나 함정 탑재용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 중이기 때문에, LAMD 미사일의 함대공 버전, 혹은 지대지나 공대공 버전 등으로 우리 군의 표준 공통 미사일로 각종 파생형 개발을 추진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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