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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인, '롯데家' 경영권 분쟁 복병으로

2015.12.21(Mon) 15:22:10

   
▲ 왼쪽부터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의 정신 건강 문제가 지난 주 그의 여동생 신정숙씨의 성년후견인 신청으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법원 판단에 따라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현 SDJ 코퍼레이션 회장)의 입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성년후견심판은 질병·장애·노령 등의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사람에 대해 법원이 '피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우리나라 민법에서는 가정법원이 피성년후견인을 선고한다. 

피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될 경우 신 총괄회장의 재산 관리 등의 권리는 법원이 지정한 성년후견인이 쥐게된다. 사실상 신정숙씨가 신 총괄회장의 법률상 대리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신정숙씨는 법원에 제출한 신청서에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 대상으로 부인인 시게미쓰 하츠코 씨와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4남매 모두를 지목했다. 

신정숙씨가 피성년후견심판을 청구한 이유에 대해 재계에선 신동주·동빈 형제간 벌어지고 있는 경영권 분쟁을 끝내기 위해 나섰다고 해석이 우세하다.

법원이 신 전 부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한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 이상을 인정할 경우 신동주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이끌어갈 동력을 상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 경우 신 전 부회장은 지금까지 판단력이 흐려진 아버지를 앞세워 형제간 진흙 탕 싸움을 벌였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을 내릴 경우다. 일본에서 진행중인 경영권 분쟁에서도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따라서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법원 판단을 근거로 일본내 법적 공방도 유리하게 끌고갈 수 있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평소 왕래가 없던 신 총골회장 여동생이 성년후견심판을 신청한 자체가 의문스럽다. 이번 신청에는 배경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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