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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대장균 시리얼 무죄,소비자는 아닐수도"

2015.12.18(Fri) 15:37:36

대장균 검출 불량 시리얼을 정상 제품에 섞어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서식품 법인, 이광복 대표이사와 임직원 4명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2단독 신형철 판사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들에 대해 "시중에 유통된 최종 제품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됐다는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소비자들의 위생관념상으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이번 판결을 관련 법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식품위생법에서는 식품 재가공을 인정하고 있고 부적합한 식품의 재가공을 일반적으로 처벌하는 명시적인 규정은 없다"면서 "최종제품에서 대장균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위생상 위해를 끼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위생상 문제는 충분하지만 판단법령에 비춰 식품위생법 처벌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재가공 행위는 식품위생법에서 처벌하는 최종제품의 판매목적 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동서식품은 재판과정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된 제품 10%씩을 다른 제품과 섞어 최종 완제품을 생산한 후 150℃이르는 열처리 과정을 통해 모든 대장균을 완전 소멸시켰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최종 포장까지 완료됐어도 이후 검사 단계를 거치는 이상 완전한 최종 제품이라 할 수 없다"며 "모든 식품에는 소량의 미생물이 있을 수 있고, 이 사건처럼 옥수수와 부재료로 시리얼을 제조하는 경우 원재료에는 대장균군이 있을 수 있으므로 최종 제품에만 대장균군이 없을 것을 요구한다"고 대장균 검출 사실이 없음을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은 모두 무죄이나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 된다면 소비자들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 등은 지난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동서식품 충북 진천공장에서 12회에 걸쳐 자가품질검사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된 '아몬드후레이크' 등 시리얼제품 5종을 가열하는 등 재가공해 새로운 제품에 섞어 제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문제가 된 제품은 아몬드후레이크 외에 오레오오즈, 너트크런치, 그래놀라크랜베리아몬드, 그래놀라파파야코코넛 등이다.

동서식품 등은 자가품질검사에서 부적합 제품이 나올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의무를 어겼고 대장균 검출 사실을 확인한 불량제품 42톤 상당을 폐기하지 않고 정상 제품에 일정비율을 섞어 총 52만개(28억원 상당)를 제조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 대표는 대장균군 검출 제품의 재사용 사실에 대해서는 시인하면서도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검찰은 식품 제조과정에서 부적합 제품을 다른 제품의 원료로 사용할 경우 행정처분 뿐 아니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관련 법에 따라 이 대표에게 징역 3년, 동서식품 법인에는 5000만원의 벌금을 각각 구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0월 동서식품에 대해 ▲자가품질검사 결과 부적합된 제품을 다른 제품의 원료로 사용한 행위는 식품위생법 제7조 제4항을 위반한 것으로 시정명령하고 ▲ 부적합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행위는 식품위생법 제31조 제3항을 위반한 것으로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관할 진천군에 요청했다. 

검찰은 판결 내용을 검토한 뒤 항소할 계획이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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