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현재의 회복 모멘텀을 계속 이어간다면 내년에 3%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해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부총리의 전망은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한결같이 내놓은 내년 2%대 성장 전망과는 괴리가 크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요 연구기관장 조찬 간담회를 열고 내년 3%대 성장 전망치의 내수 회복세를 꼽았다.
그는 "지난 3분기에는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2% 성장률을 기록했고, 민간 소비 반등, 설비 투자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며 "소비심리 또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주택거래량도 올해 10월 기준 이미 전년 수준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여기에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국가신용등급 향상, G20 회원국 성장전략 이행률 상호평가 2위 등 외부의 긍정적 평가도 한국의 성장세를 뒷받침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도 내넌 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잡으며 기재부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지난 2분기 메르스 여파로 타격을 입었던 내수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내수 회복세 현실은 다르다.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개별소비세 인하, 블랙 프라이데이 실시 등 각종 대책을 내놓았는데도 3분기 평균 소비성향이 역대 최저치를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통계청의 '3분기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3분기 평균 소비성향은 71.5%로 지난해 4분기(71.5%)와 더불어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100만원을 벌었다면 71만5천원만 썼다는 얘기다.
지난해 4분기 최저치를 기록한 평균소비성향은 1분기 72.3%를 나타내며 회복하는 듯 했으나 2분기 71.6%, 3분기 71.5%를 기록하며 하락세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6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소비지출은 1.2% 떨어졌다.
반면, 가계의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358만2000원)은 작년보다 0.9% 늘어났고,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102만원)도 4.7% 늘어났다. 적자가구 비율은 20.8%로 사상 최저치를 갱신했다. 소비 여력이 늘었지만, 향후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소비 축소가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절약의 역설’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소비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의류·신발 지출과 경기와 상관없이 일정하게 지출되는 종교 기부금 등이 감소(각각 -3.5%, -2.8%)한 것도 소비회복세의 강도가 예상보다 미약하다는 점을 확인해주고 있다.
해외와 국내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의 시각은 다르다.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중국 경기 둔화 우려, 테러를 당한 유럽의 경기 재침체 등 한국 경제를 압박하는 악재들이 산적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 9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3% 감소한 435억700만 달러에 그치며 9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내수가 회복되고 있지만 마냥 기뻐할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해외 IB인 모건스탠리는 내년 한국 성장률을 2.4%로 봤다. 씨티그룹(2.4%), 노무라(2.5%), UBS(2.4%) 등도 2% 초중반의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
국내 민간 경제기관에서는 현대경제연구원이 2.8%, LG경제연구원이 2.7%, 한국경제연구원이 2.6%씩을 제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