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2천대기업 6%,부채比200%↑·영업·당기손실

트리플 악재 겹쳐 심각한 경영 위기

2015.11.18(Wed) 13:08:12

금융업을 제외한 매출 기준 국내 2000대 기업 중 약 6%에 해당하는 117개사가 부채비율이 200%를 넘고, 영업 손실, 당기 순손실까지 겹친‘심각’한 단계의 경영 위기에 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국내 기업들은 IMF 외환위기가 찾아오기 직전인 1996년 때보다도 기업 경쟁력이 더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의‘2014년 국내 2000대 기업 위험 기업 현황 분석’을 보면 지난해 국내 2000대 기업 중 부채비율이 200%를 넘은 잠재적 위험 요소가 높은 기업군은 295개사(14.8%)로 확인됐다. 

295개사 중 재무구조가 다소 불안정한 상황인 부채비율 200~300% 미만 기업 수는 108곳이었고, 금융비용이 순이익을 깎아 먹는 수준인 300%대 기업은 56곳으로 파악됐다. 기업이 존립하기 위태로운 부채비율 400%를 넘는 고위험 기업도 93곳이나 됐다. 자기 자본이 아예 잠식된 기업도 38곳으로 확인됐다. 

295개 기업의 총 부채 총액은 270조 원인 반면 자본 총액은 70조 원에 그쳐, 이들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384%나 됐다. 앞서 기업들의 지난 해 총 매출액은 315조 원으로, 2000대 기업 전체 매출액 1603조 원의 19.7%나 됐다. 직원 수는 21만 6,907명으로 전체 직원 수 160만 3548명의 13.5%였다. 

매출별로 구분해보면 5000억 원 이상 대기업 76곳, 2000억~5000억 원 미만 중견기업 39곳이 포함됐다. 1000억 원대 이하 중소기업은 180곳으로 가장 많았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45곳으로 최다였다. 전자업체도 41곳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무역 및 유통업 28곳, 기계 23곳, 자동차 17곳, 전기 및 철강 각 14곳, 화학 13곳, 해운 및 항공 9곳 등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 대상 2000대 기업 중 지난 해 영업 손실을 본 곳은 494개사(24.7%)였다. 5곳 중 1곳 꼴로 헛장사를 한 셈이다. 영업 이익은 올렸지만 당기 순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616곳(30.8%)으로 더 많았다. 

   
 

2000대 기업 중에서도 부채비율이 200%를 넘고, 영업 손실과 당기 순손실 3가지 악재를 모두 기록해 위험 경고등이 켜진 기업 숫자는 작년 한 해만 117곳이나 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 및 국가 경제에 위험 요소가 높은 기업들이 여기에 다수 포함됐다. 

이들 기업의 총 매출액은 78조 원 규모로, 2000대 기업 전체 매출액의 4.9% 수준이다. 여기에 포함된 직원 수는 4만 7290명인데 20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의 2.9%다. 앞서 117개사의 작년 한 해 영업 적자액 규모는 3조 4839억 원이었고, 당기 손실액만도 8조 3053억 원에 달했다. 

117곳을 매출별로 살펴보면 5000억 원 이상 대기업 18곳,  2000억~5000억 원 중견기업 15곳으로 파악됐다. 매출 1000억 원대 이하 중소기업은 84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 기업의 총 부채 총액은 53조 3944억 원이지만 자본 총액은 10조 490억 원에 불과해, 평균 부채비율은 508%에 육박했다. 

특히 앞서 부채 금액 중 71.7%인 38조 원은 매출 50000억 원 이상 대기업의 부채인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22곳으로 가장 많이 속했고, 전자 업종은 17곳으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기계 11곳, 무역·유통업 및 철강 각각 7곳, 화학 6곳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도 4개사가 포함됐다. 

국내 상장사의 부채비율 흐름을 살펴보면, IMF 외환위기가 찾아오기 직전인 1996년 때는 359.1%였지만, 지난해는 173.3%로 수치상으로는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부채비율 145.0%를 기록한 이후로 부채비율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상장사 부채비율은 176.2%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176.9%에 거의 근접한 상태다. 

부채비율보다 심각한 것은 국내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의 경쟁력은 지난 1996년 때보다 더 나빠졌다. 우리나라에 IMF 외환위기가 찾아오기 직전인 지난 1996년 국내 상장사 중에서 영업 및 당기 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각각 10.5%, 18.6%였다. 반면 지난해 영업 손실을 본 기업 비중은 23.8%로 2배 이상 높아졌고, 당기 손실을 기록한 기업도 28.4%로 급증했다. 기업 10곳 중 3곳은 이익은 커녕 빚만 더 늘었다는 얘기다. 

이러한 기업 경쟁력 약화가 지속될 경우, 기업 자력으로 생존할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진다. 결국 외부 금융 자금을 수혈 받아 연명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는데, 외부 자금 수혈에도 기업 경쟁력이 살아나지 않을 경우 금융권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지게 된다. 늘어났다는 얘기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경제에 더 큰 위기가 찾아오게 하는 위험 요소를 줄여 나가기 위한 차원에서 경쟁력이 상실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매각 및 합병 작업을 하거나 구조조정 등을 실시하는 것은 어느 정도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 소장은 “기업 구조조정 등을 실시해야 할 기업은 숫자 면에서는 중소기업이 많지만, 실질인 부채 규모 및 기업 부실 등을 감안할 때 국내 경제에 미칠 파급력은 대기업이 더 크다”며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갖고 실시해야만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