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2월 9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위원 7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1.5%로 유지하기로 했다. 5개월째 동결이다. 금통위는 이날 국내 경제는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대외 경제 여건 등에 비춰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내는 내수와 수출, 국외는 선진경제권과 신흥시장이 엇박자를 내는 터라 관망적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부작용도 경계했다. 그는 "10월 FOMC 회의 이후에 12월 인상 기대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계기업이나 과다채무 기업에는 분명히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국내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할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한은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 문제는 국내 경기다. 금리인상이 이제 막 살아나기 시작한 내수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어서다.
여기에 달러 강세가 겹칠 경우, 내수에 이어 경제성장률을 끌고 가야 할 수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를 두고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번달 금리 행보를 신중하게 해야 했던 이유다.
이 총재는 이날 "지금까지는 성장 모멘텀을 살리는 것이 시급했기 때문에 저금리를 유지해왔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을 전혀 예상 못한 것은 아니다"며 "이제는 모멘텀 회복도 중요하지만 한계기업의 구조조정도 함께 병행할 때"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