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현대차 일방적 '에쿠스' 단종…소비자 분통

최근 구매고객들 "졸지에 구닥다리 차량 몰게 됐다"

2015.11.09(Mon) 18:21:48

   
▲ 제네시스 전략 발표하는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 사례.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중소업체 사장 K모씨(50대 남)는 지난 달 현대자동차 2015년형 에쿠스 5.0 프레스티지를 1억5천 여 만원을 들여 샀다. 자금사정에 무리가 갔지만  큰마음 먹고 구매해보니 성능과 디자인 모두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지난 4일 현대차의 발표 소식을 듣고 그는 큰 충격에 빠졌다. 현대차가 고급차 시장 브랜드를 제네시스로 통합하기로 결정하면서 에쿠스 브랜드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는 “불과 한 달 새 구닥다리 모델 차를 몰게 됐다. 이럴려고 거금을 들여 차를 구매한 게 아닌데….”라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사례처럼 1999년 출시 이후 현대차 최고급 승용차 브랜드로 이른 바 ‘회장님 차’불리우는 에쿠스가 갑자기 사라지게 되면서 최근 몇 년간 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현대차 일방적 결정으로 하루아침에 구형 차를 몰게 됐다고 소비자들은 성토한다. 

현대차는 올 1월에도 ‘2015년 신형’을 출시했고 올 여름까지만 해도 9월쯤 신형 에쿠스 플래그십 대형세단을 출시할 계획으로 전해져 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현대차가 에쿠스 차종을 계속 진화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관측돼 왔다. 이러한 가운데 벌어진 갑작스런 브랜드 단종이라 논란은 배가되고 있다. 

2012년형 에쿠스를 소유한 중소기업 사장은 “에쿠스는 주로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중시하는 계층에서 구매가 이뤄지는 차종”이라며 “이런 계층은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의 경우 보다 고급형이 나올 경우 위신차원에서라도 차를 교체하는 소비성향을 갖고 있다. 현대차의 이번 결정은 기존 고객에 대한 배려심을 찾을 수 없는 행위다”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중고차시장에 차를 내다 팔 경우 에쿠스와 대형 승용차의 경우 헐값으로 떨어지는 손실을 봐야 한다. 

카즈 관계자는 “5일 기준 2015년형 에쿠스 3.8 익스클루시브의 차종의 경우 판매가로 9700만원 수준인데 주행거리 3만km이내, 무사고일 경우 차량 소유자는 중고차 시장에 5500만원 수준에 팔수 있고 6200만원 안팎에서 시장에서 거래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러나 연식, 주행거리, 사고 유무 등에 따라 차량 소유자가 중고차 시장에 팔 때 1000만원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라며 “특히 에쿠스 차종 최고급 형인 5.0 시리즈의 경우 중고차 시장에서 가격 하락폭이 더 크며 거래도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다. 에쿠스 시리즈가 사라지는 만큼 앞으로 중고차시장에서 이 차종의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별도 브랜드로 독립시켜 글로벌 고급차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일본 토요타와 닛산이 고급차종의 경우 각각 ‘렉서스’와 ‘인피니티’란 별도 브랜드를 두는 것과 유사하다. 

현대차의 이번 결정은 2010년 이후 연평균 10.5% 성장하는 글로벌 고급차 시장 추세에 맞춰 새로운 모멘텀을 창출하겠다는 것.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전략 발표 현장에서 “세계 고급차 시장을 깨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며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을 기회로 삼겠다”고 표명했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제네시스 6개 차종을 새로 선보이며 알파벳 G와 숫자로 이름을 붙일 예정이다. 당장 다음 달 대형 세단 제네시스 G90를 선보인다. 이 차종은 당초 9월 출시될 예정이었던 신형 에쿠스가 될 예정이었던 차다. 국내에선 G90가 아닌 EQ90이란 이름을 붙인다. 현재의 제네시스 모델은 내년쯤 ‘제네시스 G80’로 이름을 변경한다. 

그러나 현대차는 기존 에쿠스 차량 고객들에 대한 조치를 논외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트랜드에 맞춰 전사적 차원에서 숙고 끝에 이뤄진 결정”이라며 “기존 고객들에게 유감스러운 일이나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 2015년형 에쿠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