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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야기 ④] 페라가모의 탄생

지상에서 가장 편한 구두 제조 집념이 성공 비결

2014.05.15(Thu) 11:40:46

1898년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어릴 적부터 직접 동생의 구두를 만들어 주는 등 구두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11세 때 나폴리의 한 구두점에서 수련공 생활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구두의 제작 공정을 습득하게 된 그는 13살의 어린 나이에 여성 전용 구둣가게를 열었다. 그리고 16세가 되자 형제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미국 서부 산타 바바라의 한 영화 스튜디오 옆에◆ UCLA대학에서 해부학 공부하며 발 연구

스타들로부터 인기를 얻게 되면서 점차 그의 구두 사업은 번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만하지 않고 배우들에게 어떻게 하면 보다 편안한 신발을 제작해 줄 수 있을까 고심을 거듭했다. 고민 끝에 그는 인간의 발에 관해 학문적으로 연구하기로 결심했다. 이때부터 미국 UCLA대학에서 해부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연구를 거듭할수록 사람에게 있어 발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절감하게 된다. 그는 평발과 티눈,굳은 살, 구부러진 발톱 등 다양한 발 모양에 대해 연구하였으며, 사람이 서 있을 때 전 체중이 발에 실린다는 점을 고려해 구두를 제작했다.

이런 노력 끝에 그는 드디어 자신만의 독특한 구두 제조 비법을 창조할 수 있게 되었다. 발바닥이 닿는 부분에 장심을 박아 발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으며, 걸을 때 발이 앞으로 밀리는 현상을 방지하도록 하는 등 구두 속에서 발이 최대한 편안할 수 있게 배려했다. 1929년에 미국 경제가 어려워지자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온 그는 현재의 페라가모 본사가 위치하는 피렌체에 정착했다.

독창적인 디자인, 생산과정의 수작업화, 엄격한 품질관리로 페라가모의 명성은 점차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영국의 윈저 공작 부부와 아르헨티나의 에바 페론, 비비안 리와 오드리 헵번, 이탈리아의 소피아 로렌과 같이 수많은 배우와 스타, 왕족들이 그의 편안한 구두에 매료되었으며 페라가모의 고객들은 페라가모의 공방이 있는 이탈리아 피렌체까지 제트기로 날아와 구두를 맞추곤 했다.

◆ 제2차 세계대전 계기로 신소재 개발

페라가모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가죽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자 색다른 재료를 이용한 신발을 개발했다. 합성수지와 코르크를 이용해 멋진 웨지 창 신발을 만든 것. 그뿐 아니라 통상적인 구두 디자인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구두를 디자인해 눈길을 모았다.페라가모를 대표하는 구두는 바라(Vara)이다. 바라는 그로스그레인 리본과 금장식이 돋보이는 낮은 굽의 앞이 막힌 여성 구두다. 1978년에 첫 출시된 이래 어느 옷차림에나 무난히 소화되고 전체적인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 소녀에서부터 중년 부인에 이르는 모든 연령층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바라는 현재까지 가죽 또는 에나멜 소재, 그리고 검정 색상뿐만 아니라 기타 여러 색또한, 말발굽 모양에 로고가 새겨진 간치니 장식도 유명하다. 이탈리아어로 ‘고리’를 뜻하는 간치니장식은 1969년 핸드백의 잠금장치로 처음 적용된 이래, 벨트의 버클과 신발 장식, 넥타이와 스카프의 패턴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간치니 장식은 현재 살바토레 페라가모를 상징하는 아이콘 중 하나로 자리매김 됐다.

◆ 이탈리아 증시 상장하며 글로벌 유통망 확대

페라가모의 성공은 단순히 멋진 디자인의 구두만을 만들고자 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착용감 좋은 구두’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던 것이다. 창업자인 페라가모 사후에 대부분의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페라가모사는 가족경영체제로 이어져 오고 있다.페라가모는 가족들에게 구두를 단순한 상품이 아닌 예술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교육하였다. 1955년 페라가모 박물관이 개관되어 일반인들에게 페라가모의 신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페라가모의 박물관에서 느낄 수 있듯이 페라가모의 업적은 패션 액세서리의 한 분야인 신발을 예술적인 경지에까지 올려놓았다는 점이다.

1927년 회사 설립 이후 살바토레 페라가모 그룹은 80여년 동안 가족경영 체제를 유지했으나, 2006년 처음 그 전통을 깨고 미켈레 노르사(Michele Norsa)를 CEO로 영입했다. 이후 미켈레 노르사의 지휘 아래 글로벌 유통망을 꾸준히 확대해 왔으며, 2011년 이탈리아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되었다. 현재 신발과 가죽류가 70%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향수, 시계, 선글래스, 벨트, 주얼리에 이르기까지 상품군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이유민 기자

2umi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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