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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신세계 차명주식 조사, 세무조사 후에나

2015.11.04(Wed) 16:46:26

   
 

금융당국이 신세계그룹의 차명주식과 관련한 조사 여부를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 결과 이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달 금융위원회에 신세계그룹 차명주식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금융실명법 제3조 제3항에 관련해서다. 이 조항은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타인이 실명으로 금융거래를 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돼 있다. 신세계의 차명주식이 '탈법행위 목적'과 '금융거래'에 해당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병과가능한 처벌규정도 두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해당 차명주식의 법 위반 여부를 조세포탈에 사용됐는가 여부에 따라 국세청이 어떤 명목으로 과세했는가에 좌우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즉 국세청 세무조사와 조치 결과에 따라 조사한다는 뜻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신세계 총수 일가의 비자금을 조사하던 중 신세계의 차명주식의 존재를 발견했다.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정용진 부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유입된 60여억원을 찾은 것. 검찰은 이 돈의 일부가 세탁됐고 일부는 차명주식 구입에 쓰였다는 것을 밝혀냈다.

국세청은 지난 5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이 사건을 배당해 현재까지 특별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은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들어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신세계그룹 전·현직 임직원 명의로 된 1000억원 규모의 차명주식을 발견하고, 조사 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세청 안팎에선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이달 중 세입 회계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만큼 이번 세무조사가 이 달 마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검찰이 차명주식의 존재를 밝혀냈다는 것은 해당 주식이 회사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며 "개정 금융실명법이 시행된 지난해 11월 이후에도 해당 차명주식을 통한 금융거래가 있었고 해당 금융거래의 목적이 조세포탈 등 '탈법행위'목적이라면 실소유자와 명의대여자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신세계그룹의 경우 현재 드러난 것만으로도 5% 신고·주요주주 보고 등 각종 공시의무 위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세무조사 결과 신세계그룹 차명주식 소유 사실이 확인되면 금융감독원이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차명주식의 실소유주, 규모 등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법 위반 여부를 따지게 된다. 신세계그룹과 차명주식을 거래한 증권사에 대한 점검도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실명법 위반과 관련한 처벌과 별도로 금감원은 기업이 중요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기재하지 않았을 때 최대 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검찰에 고발 조치할 수 있다. 

금융당국의 조사에는 국세청의 협조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금융위와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진웅섭 금감원장은 "차명주식 보유에 따른 공시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세청에 확인요청을 하였으나 국세청이 개인의 세무정보라는 이유로 협조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국세청은 금융실명법의 개정 취지에 맞게 해당 정보를 금융당국에 지체 없이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에 대해 스스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세계 그룹은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조사중인 사안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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