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직원 도청 SK브로드밴드 지역센터 자진폐업 파문

2015.11.03(Tue) 13:18:05

   
 

직원 휴게실에 불법 도청장치를 설치해 믈의를 빚은 SK브로드밴드 충주제천센터가 자진 폐업을 선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충주제천센터는 지난 달 30일자 전체 직원들에게 보낸 공문에서 "수익성 저하와 사업운영 여건 악화 등으로 인해 더 이상 (SK브로드밴드)와 위·수탁 사업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고 오는 11월 30자로 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을 폐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근로자들의 고용문제와 관련해선 "SK브로드밴드 및 새로운 사업자에게 근로자 재고용 등에 관한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SK브로드밴드 충주제천센터는 그간 비정규직지부와 갈등으로 몸살을 앓아 왔으며 본사의 관리 소홀도 도마 위에 올라 왔던 곳이다. 발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비씨엔씨라는 업체가 SK브로드밴드 본사로부터 충주제천센터 운영을 하청받으면서부터 비롯됐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에 따르면 최모 센터장은 지난해 센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센터 게시판에 ‘선별적으로 이전 업체(센터) 직원들을 고용하겠다’고 게시했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의 현장기사들이 직장을 잃고 지낸해 말부터 올해 6월 초까지 서울 SKT 본사 타워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였다. 지난 5월 노사 합의가 극적으로 이뤄진 후 직장을 잃었던 8명이 지난 6월부터 재출근하고 있다. 

또한 센터측은 지부에 가입된 조합원들에게 일을 주지 않기 위해 개통 업무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거나 장애업무만 할당해서 수당을 줄였다. 

지난 달 말에는 센터측의 직원들에 대한 불법 도청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달 27일 한 직원이 기사 휴게실 청소 과정에서 직원들의 대화 내용이 담긴 메모리 형태의 녹음기를 발견했다. 지부의 신고를 받아 출동한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살펴보니 최 센터장이 녹음기를 설치하는 모습이 확인된 것. 최 센터장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 주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경찰은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그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지부는 센터가 사실상 이달 말을 기일로 해고 예정 통보한 것이라며 고용 승계 여부에 대해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해조 지부장은 "비정규직에 대한 탄압도 모자로 불법도청으로 사찰한 것이 발각되자 충주제천센터는 반성없이 본사에 센터를 자진납한다고 한다"며 "지부의 제보를 받은 SK브로드밴드 윤리경영실이 센터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자 본사로부터 받을 패널티가 두려워 자진 폐업을 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SK브로드밴드도 협력업체 선정과 관리과정에서 소홀하고 태만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본사 차원에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을 통해 재발방지에 주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비씨엔씨의 자진 폐업을 수락할 것이 아니라 계약을 강제 해지하고 센터장 등에 대해 제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부는 4일 오전 서울 SK 서린빌딩 앞에서 고용 등 원청의 책임과 고용 문제 해결 등에 대한 역할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비즈한국>은 지비씨엔씨 측과 수차례 사실 관계 확인을 시도했으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해당 센터는 하청받은 협력업체가 운영해 온 곳으로 본사 책임과는 무관하다"라며 "협력업체에 대한 징계 수위는 형사처벌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