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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세븐일레븐, 불공정행위 눈감아 준 공정위

2015.11.16(Mon) 15:15:57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일부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해 경쟁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실상 면죄부를 줘 논란이다.

참여연대는 가맹점주들의 제보를 받아 2012년 10월 CU, 그해 12월 세븐일레븐 가맹본부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신고내용은 24시간 영업 강제, 매출 등에 대한 허위 과장 정보제공, 영업지역 보호 미설정, 과다 해지위약금 등 불공정 거래 혐의였다. 

하지만 공정위는 무려 3년여를 끌어오다 이달 무혐의 처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문제는 무혐의로 결정되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석연치 않다는 점이다. 

◆ 재심사로 3년간 질질 

공정위내 사건 담당부서인 서울사무소는 지난해 초 두 가맹본부에 대한 위법사실을 발견해 제재수위를 최종 결정하는 전원회의에 이 안건을 상정했다.

서울사무소는 지난해 3월 열린 전원회의에서 CU와 세븐일레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50억 원, 43억 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 조치 의견을 냈다. 

하지만 당시 노대래 전 공정거래원장이 주재한 전원회의는 서울사무소에 사실관계와 법리검토 재심사를 결정했다. 그리고 19개월이 지난 이달 이 사건은 무혐의로 결론지어졌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두 가맹본부의 24시간 영업의무 부과와 매출 등에 대한 허위과장 정보 제공행위는 법 위반 여부 판단과 사실 확인이 곤란한 점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중도해지, 송금지연 위약금 문제에 대해 지난 2006년 공정위는 과다위약금이 아니라고 의결한 적이 있어 행정부 ‘신뢰보호 원칙’에 따라 재심사를 결정했다. 재심사 과정에서 지난해 2월 공정위 사건 처리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설립한 민간심사자문위원회 심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영업지역 보호 미설정에 대해서도 공정위는 편의점 가맹본부가 250m 내 신규 가맹점 개설을 제한하는 거리제한 규정을 지난해 폐지했기 때믄에 제재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공정위가 조사에 성의 없이 임했다고 꼬집는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은 “공정위는 이번 사건 조사 과정에서 사건 내용을 파악해 추가 자료를 수집하거나 최소한 신고인에게 필요한 자료 보완을 요구하는 등 기본적인 조사조차 전혀 하지 않았다”라며 질타했다.

안 처장은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들로 인한 가맹점주들의 피해는 심각해 하루속히 시정이 요구됐었다”라며 “공정위는 사건 접수 후 조사 인력이 부족해 사건 처리가 지연된다는 답변을 반복하면서 3년여를 끌어 왔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최인숙 민생팀장은 “공정위는 가맹본부를 위한 신뢰보호원칙 준수로 결정이 늦어졌다고 주장한다. 피해를 보고 있는 수많은 가맹점주들이 요구해 온 헌법적 가치인 경제민주화를 묵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24시간 영업강제·과도 위약금 수정, 그러나

2013년 1월부터 5월까지 CU 가맹점주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세븐 일레븐 점주도 1명이 자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편의점 '갑을'관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국회는 2013년 7월 24시간 영업강제 금지, 과도한 중도해지 위약금 폐지 등을 골자로 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령 정비 과정 등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24시간 편의점도 야간 영업 실적이 부진할 경우 오전 1시부터 6시까지 문을 닫을 수 있게 됐다. 

편의점주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는 지적을 받은 중도해지 위약금과 관련해서는 중도해지 이후 가맹본부가 후속 사업자와 계약을 맺기 전까지 발생하는 예상 기대수익상실액(손해)에 비춰 실손해액을 넘는 위약금을 부과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개선효과를 피부로 체감하지 못한다다는 평들이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편의점 수는 제도시행 후 20여 개월이 지났지만 전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 편의점 가맹점주는 “새벽 1시부터 6시 매출이 평균 5만원 미만이어서 인건비와 전지료 등을 빼면 오히려 손실이다. 그러나 24시간 운영을 조건으로 가맹본부와 계약했기 때문에 심야영업 중단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편의점 특성상 심야영업을 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24시간 운영을 하고 있다. 가맹본부로부터 받을 불이익도 두렵다”고 말했다. 

위약금중 가장 큰 문제로 꼽혀온 시설위약금은 요지부동이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인숙 팀장은 “가맹본부에서 제공하는 설비나 집기에 대해 가맹점주는 원가가 얼마인지를 전혀 알 수 없음에도 중도해지 시 가맹본부에서 요구하는 대로 과도한 위약금을 물고 있다”라며 “가맹본부는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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