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에 흥미를 갖고 있는 많은 마니아들이 미국여자골프(LPGA) 투어 4개 대회 연속 우승 문턱에 와있는 박인비선수에게 온통 관심을 쏟고 있다. 국내 많은 매스컴들의 너무 성급한 예단 이 박인비선수에게 우승 심리 부담을 크게 안겨주었다고 생각한다.
큰일을 앞둔 사람들에게는 일언이폐(一言以蔽)하고 정신적 안정이 절대적이다. 특히 골프 같은 개인 기록경기에서는 군더더기의 말이 필요 없다. 국내 매스컴들은 서로 앞다퉈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뛰어난 기량과 성적을 토대로 우승은 따 놓은 당상처럼 흥미위주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 기사들을 보면서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여러 번 가졌다.
골프를 많이 해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골프란 참으로 묘 한데가 있다. 뜻과 같지 않다. 의외로 변수가 많다. 어렵게 세팅된 코스에 강한 선수가 쉽다고 하는 코스에서는 이상하게도 변별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생각지도 않은 곳에 복병이 숨어있어 사람들을 흥분시키며, 때로는 미치게 하기도 한다.
이번 기회에 한국 여자선수들의 역대 메이저 여자 골프대회 우승을 한번 훑어 보았다. 우선메이저 여자골프 대회란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 나비스코 챔피언십,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말한다.
LPGA챔피언십에서는 1998년, 2002년, 2006년에 박세리가, 2013년에는 박인비가 우승했다. US여자 오픈에서는 1998년 박세리, 2005년 김주연, 2008년 박인비,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소연, 2012년 최나연, 2013년 박인비가 우승했다.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는 2012년 유선영, 2013년 박인비가 우승컵을 안았다. 브리티시 오픈은 2001년 박세리, 2005년 장정, 2008년 신지애, 2012년 신지애가 메이저 여자 골프대회 역사에 영광스러운 이름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월15일(한국시각)캐나다 온타리오주 워털루의 그레이 사일로 골프장(판 71.6330야드)에서 열린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는 새로운 기린녀 박희영선수가 피 말리는 3차례의 연장 승부 끝에 승리하므로써 한국선수들의 4연승 대단원의 막을 장식했다.
우리 선수들은 박희영의 우승으로 금년도 시즌 LPGA투어에서도 우승을 합작하는 기록도 세웠다. 한국낭자들의 연승우승 낭보는 끝이 없이 계속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박인비 선수는 금년도 LPGA투어 연속 우승은 3개 대회에 머물렀지만 심기일전해 오는 8월1일부터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에서 열리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명실공히 메이저대회 4개 대회 연속우승을 기원했다. 어쩌면 이번 LPGA 4연속 우승 좌절은 보약처럼 더 큰 메이저대회 4연속 우승으로 그녀에게 돌아올 것을 기대한다.
35년 전부터 지금의 우리 낭자들의 골프 세계제패 뒤안길에는 1세대 여자프로골프의 개척자요 선구자로 어려운 길을 개척해준 구옥희프로가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57세를 일기로 지난 7월 10일 천상의 그린으로 말 없이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연일 장마비가 내리고 있다. 골프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후배들은 그녀의 안식과 명복을 빌어주면서 더 빛나는 골프 세계를 개척해 주기 바란다.
장홍열 한국기업평가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