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포조선소 |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원 자금 지원 방안이 무산된 이후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측이 대우조선 노동조합과 임금 동결 등 자구노력에 대한 협상을 벌였지만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채 결렬됐다.
지난 22일 청와대 경제금융대책회의(서별관 회의)에서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안이 무산된 후 23일 정용석 산은 구조조정본부장은산은측은 경남 거제 대우 옥포조선소를 찾아 사측과 함께 현시환 노조 위원장 등과 면담했다.
이 협상에서 산은 등은 노조에 임금 동결과 무(無) 파업 내용을 담은 동의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자금 지원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에 자금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고강도 자구계획과 함께 이에 대한 노조의 동의서가 전제돼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에서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 노조는 어떠한 경우에도 채권단이 요구한 동의서를 써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현우 대우조선해양 노조 기획실장은 "회사가 조기 정상화돼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고, 노조도 생산성을 높이는 등 힘을 보탤 계획"이라며 "하지만 헌법에 보장된 파업권 까지 금지하고 임금동결도 전례없는 것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천문학적 손실을 일으킨 것은 경영진의 잘못임에도 경영이 어려워진 것이 노조 때문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노조 역시 "회사를 살려야한다"는 큰 틀에선 동의하는 만큼 추후 협상의 여지는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노조의 동의가 가능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 대우조선은 더 이상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은 실사 결과 대우조선은 당장 11월 1조8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지원이 지체됐다간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겉잡을 수 없는 사태에 빠질 수 있다.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악재와 부실 경영 등으로 올해 5조3천여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영업손실만 5조3천억원에 이르고, 2017년에 이르러서야 실질적인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말 이 회사 부채비율은 무려 4000%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