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회장 |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부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집무실인 롯데호텔 34층을 장악하기 위해 또 다시 정면충돌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롯데그룹 측 비서실장인 이일민 전무에 대해 전격 해임을 통보하자 신 회장과 롯데는 신 전 부회장 측 집무실 관련 인사 전원 퇴거 요청으로 응수했다.
특히 롯데는 퇴거 요청에 불응할 경우 즉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설립한 SDJ코퍼레이션측은 신 총괄회장에 대한 정면 반박이라며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다음과 같다. 20일 SDJ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19일 오후 7시30분 롯데그룹 측의 집무실 비서실장인 이일민 전무를 직접 불러 공식적으로 해임을 통보했다.
SDJ는 "신 총괄회장이 지금 상황에서 이 전무가 비서실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했다"며 "후임인선은 신 전 부회장측에서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19일 저녁 롯데그룹 이일민 전무에 대한 해임이 이뤄진 후, 이 전무를 비롯해 롯데그룹 측 비서진들은 모두 스스로 총괄회장 집무실 및 비서실을 떠났다”면서 “지난 밤 사이 신 전 부회장 측 인력들이 총괄회장을 모셨다”고 설명했다.
SDJ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신 총괄회장을 모시고 있는 신 전 부회장 및 그 인력들까지 나가라고 요구하는 것은 총괄회장이자 롯데그룹의 창업주에 대한 정면 반박이며, 무책임한 태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신 전 부회장과 SDJ 측 움직임은 신 총괄회장 곁에 머물고 있는 신 회장 측근 솎아내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SDJ코퍼레이션 측 인사들에 대해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인 롯데호텔 34층에서 퇴거하라고 공식 요구하며 반격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총괄회장 비서실과 집무실을 사실상 점거하고 벌이는 위법 행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에 19일 전원 자진 퇴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 집무실로 진입하면서 총괄회장 명의로 통고서라는 임의 문서를 회사에 제시하면서 기존 비서팀 직원들의 해산을 요구하고 롯데와 무관한 외부 인력을 상주시켰다"며 "외부 인력은 관련 법규나 회사 인사규정에 따라 채용되거나 인사발령이 없는 사람들로 업무공간인 롯데호텔 34층 상주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신 전 부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의 의사라고 설명하는 내용이 조치들이 과연 신 총괄회장의 진정한 의사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업무중단 사태를 방치할 수 없기에 롯데호텔 대표이사 명의로 34층에 머무는 외부인들의 퇴거를 요구했으며 이에 응하지 않으면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이러한 입장은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신 전 부회장의 신 총괄회장 보좌 시도를 차단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부친의 집무실을 두고 형제간 마찰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