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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IT봉사단이여 위대하라

2014.05.14(Wed) 19:03:55

   
▲ 부산 동의대 컴퓨터과학과 김기혁 교수


2004년 어느날 정보통신부 부산체신청(현 부산지방우정청) B국장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김교수님. 어르신들에게 정보화교육을 시켜 전문 인력으로 양성시키고 싶은데 방법이 없겠습니까.”나는 수화기를 든 채 잠시 망설였다. 노인을 상대로 컴퓨터 강의를 해본 적이 없었거니와 젊은층 못지않은 전문 실력을 갖추려면 IT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따라줘야 하는데 확신이 서지 않은 때문이었다. 그뒤 <컴퓨터 교육을 통한 노인 인력양성> 과제가 주어졌고 2005년부터 36명의 노인분을 모시고 컴퓨터를 강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6개월쯤 지났을 때 문득 깨달았다.노인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사실을.

6개월 강의기간에 체득한 점은, 노인들이 첫째 수업에 오래 집중을 못한다는 것. 둘째 한 문제에 대해 응용하거나 융합사고가 청년에 비해 떨어진다. 셋째 잘 토라진다. 이로 인해 동료 강습생의 학습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등등 학생만 상대했던 나로선 전혀 생각지 못한 난제에 부딪힌 것이다. 결국 나는 컴퓨터의 기술적인 교육보다 노인에 대한 특성 분석이 선행된 후에 효과적인 학습이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로 빠르게 이동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간과해선 안될 중요한 사실이라는 점도 깨달았다.

노인의 정보화교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바람직할까. 그런 고민 끝에 나는 박사학위 논문을 『로봇영상』에서 『고령층 정보격차』로 바꾸었다.어르신들과 찌지고 볶아가며(?) 동고동락 끝에 1년의 교육기간을 마친 뒤였다. 어르신 몇 분이 모여 “컴퓨터 교육을 받았으니 재능기부 차원에서 어르신 컴퓨터 봉사단을 만들기로 했다. 김교수가 봉사단 대표가 되어 달라”고 제의했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지금은 노인들이라 무시당하지만 한때 이 나라를 초고속으로 성장시킨 주역이 아니신가. 이분들이 재능기부를 하겠다니 얼마나 훌륭한 생각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어르신 손을 잡고 기꺼이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때부터 정부기관의 관련 부처를 찾아다니며 발로 뛰었다. 그분들에게 노인 정보화 대책을 열심히 설명했으나 외면당했다. 개인 사비로 부족해 학교과 기업에 후

이유민 기자

2umi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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