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으로 청년희망펀드를 출시한 시중은행이 직원들을 반강제로 동원한다는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직원들에게 펀드 가입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자회사인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등은 전날 오후 전 임직원에게 청년희망펀드 가입을 독려하는 단체 메일을 보냈다.
KEB하나은행 일부 영업점에서는 1인당 1좌(1만원 이상)에 더해 가족 명의까지 동원해 펀드에 가입하도록 했다.
KEB하나은행의 한 영업점 직원 A씨는 "지점장이 직원 1인당 두 개씩 가입한 뒤 진행상황을 보고하라고 했다"며 "휴가 간 직원까지 포함해 모든 지점 직원이 가입을 마쳤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이날 "청년일자리 창출 지원이라는 취지에 직원들에게 먼저 참여해 은행 이미지를 제고하자는 의미로 안내 메일을 발송했다"며"일부 직원들의 오해가 있어 자발적인 참여를 안내하는 메일을 추가로 보냈다"고 해명했다.
실제 계좌를 만든 직원 중엔 계약직 직원도 포함돼, 이 은행 안에선 ‘도대체 누가 누굴 돕느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청년희망펀드는 정부가 청년 일자리 해결을 위해 내놓은 공익신탁으로 KEB하나은행이 21일 맨 처음 개시했다. 22일부터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을 통해서도 가입할 수 있다.
순수 기부이기 때문에 원금과 운용수익을 돌려받지 못하며 기부 금액의 15%, 3천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5%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KEB하나은행을 통해 제1호로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했고, 임종룡 금융위원장, KB·신한·하나금융지주 경영진을 비롯해 각계 지도층이 동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