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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백혈병 사과, 전향적 해결"…남은 과제는

2014.05.14(Wed) 18:14:44

삼성전자가 7년동안 끌어온 '반도체 라인 백혈병 발병' 논란에 대해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14일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중이거나 사망한 가족에게 합당을 보상을 하고 관련 소송 관여도 모두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공식 입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백혈병 등 발병 책임에 대한 전향적인 사과, 제3 중재기구 결정에 따른 합당안 보상안 마련, 산업재해인정 소송 보조 참가 철회 등이다.

◆ 삼성전자, 백혈병 논란 첫 '공식 사과'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직원들의 요구와 헌신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안타깝고 가슴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분들과 가족의 아픔에 대해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마음아프게 생각한다"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안에 참여한 가족들은 비롯해 반올림과 심상정 의원측이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대표가 백혈병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은 처음 있은 일이며 보상안에 대한 주도권도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반올림) 백혈병 근로자 유가족, 심상정 의원 등에게 넘겨줬다.

삼성전자 노동자의 백혈병 문제는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고 황유미씨를 소재로 제작돼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백혈병 문제를 더이상 끌고만 갈 수는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결정적으로 지난달 9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반올림이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전자를 상대로 공식 사과와 보상안 마련 등을 요구한 것은 삼성전자가 손을 내밀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심상정 의원 "환영"…반올림 "중재기구에 이견"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날 권오현 부회장의 발언에 환영한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오랜시간이 걸렸지만 삼성전자의 입장 표명이 피해자와 가족들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어루만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삼성전자가 피해자 가족 및 반올림과 직접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고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왔다"며 "삼성전자가 사과와 함께 해결 의지를 밝힌 만큼 피반올림 측도 삼성전자의 입장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올림은 14일 삼성전자의 백혈병 논란 공식 사과 및 보상 약속과 관련해 "삼성의 이번 발표를 환영한다"며 "삼성이 이번 발표를 첫걸음 삼아 더욱 진정성 있는 자세로 이 문제 해결에 임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제 3의 중재기구와 관련해서는 삼성전자와 이견을 나타내 향후 협상과정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반올림은 "제3의 중재기구는 반올림의 의견이 아님을 공식적으로 밝혔다"며 "삼성전자는 반올림을 교섭의 주체로 분명히 인정하고 우리의 요구안에 성실히 답해야 한다. 지난 5개월간 중단된 반올림과 삼성의 교섭을 빠른 시일 안에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가 반올림측에 보상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에 공은 반올림과 유가족에게 넘어갔지만 중재기구를 어떻게 구성하고 보상규모는 얼마로 산정할지는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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