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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일가 회사, '일감 몰아주기' 반대 주진형 사퇴 압력

2015.09.18(Fri) 14:11:40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일가를 위한 한화에스앤씨(S&C)‘일감 몰아주기’에 반대하다가 사퇴 압력을 받았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7일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주진형 사장에게 “계열사인 한화에스앤씨와의 거래를 다른 기업으로 이전하는 문제로 한화와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며 “한화에서 보복 차원에서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려는 게 맞느냐”고 질문했다. 

주 사장은 답변을 통해 “추진하는 것은 맞다. 내부 문제의 공개는 곤란하다”고 말해 사실상 시인했다. 

시스템통합업체인 한화에스앤씨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아들 삼형제가 100%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한화에스앤씨의 지난해 국내 매출액 4091억원에서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액은 2139억원으로 52.3%에 이른다.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로 급성장한 회사인 것. 

김 의원에 따르면 주 사장은 전산장비 구입처를 한화에스앤씨에서 아이비엠으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하면서 한화의 눈 밖에 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산장비를 생산하지 않는 한화에스앤씨를 통해 한화증권이 장비를 구입하는 것은 사실상 중간수수료(통행세)만 떼어주는 행위다. 전문 전산장비 업체인 아이비엠과 직거래를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김 의원은 공정위에 “한화의 일감 몰아주기를 즉각 조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 사장은 지난 7월 삼성물산의 합병을 둘러싸고 삼성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방이 치열할 때 리포트를 통해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며 삼성물산 주식 매도 의견을 낸 것도 경질 사유로 거론됐다. 

김 의원은 “보고서가 나간 뒤 압력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주 사장은 “압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삼성 쪽이 한화증권에서 자금을 빼갔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는 “말하기가 좀 그렇다”고만 답했다.

김승연 회장은 삼성 이건희 회장과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한화는 7월부터 주 사장에게 경질 의사를 통보했으나, 주 사장은 내년 3월 정기주총 때 물러나겠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사장은 이날 국감에서 2013년 영입 당시에 3년 임기를 보장받았다고 말했으며, 원래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주 사장 같은 등기이사의 교체는 주총에서만 할 수 있다. 

주 사장은 경영 성적표에선 사퇴 압박을 받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증권은 2011~2013년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으나, 주 사장 취임 뒤인 2014년에는 124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최윤정 기자

you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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