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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카페인 에너지 음료 마시면 녹내장 발생위험↑

정상 안압으로 돌아오기까지 24시간 이상 소요, 국내 음료 상당수 위험

2015.08.03(Mon) 10:39:11

고(高)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마시면 안압(眼壓)이 올라가 녹내장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3일 부산메리놀병원 안과 이창규 박사팀은 눈 건강에 이상이 없는 2ㆍ30대 40명을 대상으로 2013년 8월부터 3달간 에너지 음료와 안압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박사팀은 연구 참여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은 무(無)카페인 비타민 음료를 마시게 하고, 다른 그룹은 카페인이 350㎎ 함유된 고 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마시게 했다.

이어 대상자들의 안압을 음료 섭취 직전부터 24시간동안 측정했다. 세 달 뒤 음료를 맞바꿔 같은 연구를 한 번 더 실시하고 역시 안압 상승 여부를 살폈다. 그 결과 고 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마시면 안압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젊은 연령층에서의 에너지 음료 섭취와 안압과의 상관관계)는 ‘대한안과학회지’ 7월호에 소개됐다.

이 연구에서 고 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마신 사람들의 안압은 음료 섭취 후 12시간까지 높게 유지됐다.

고 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섭취하기 전의 안압(단위 ㎜Hg)은 13.2였으나 음료 섭취 30분 후엔 14.5, 90분 후엔 14.9, 2시간 후엔 14.2, 12시간 후엔 14.3을 보이다가 24시간 뒤 13.4로 떨어졌다.

고 카페인 에너지 음료 섭취 후 2시간 동안은 무(無)카페인 비타민 음료를 섭취한 대상자보다 안압이 크게 높았으며 높아진 안압은 24시간까지도 유지됐다. 에너지 음료를 마신 뒤 안압이 섭취 전 수준으로 되돌아오기까지 24시간 이상 걸린 셈이다.

반면 비타민 음료를 마신 사람은 안압ㆍ혈압에서 모두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 박사팀은 “이 결과는 카페인 섭취가 안압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이전의 연구들과 맥을 같이 한다”며 “안압이 높으면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카페인이 안압을 높이는 것은 카페인이 눈에 들어있는 방수(房水, 눈 속 모양체에서 생성되는 물 비슷한 성분으로 주 기능은 안압 유지)의 생산을 증가시키면서 방수가 빠져나가는 길을 막기 때문이다.

또 안압이 상승하면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시(視)신경이 높은 안압에 눌리거나 혈액공급이 잘 되지 않은 탓이다.

미국에선 이미 카페인과 녹내장 발생률의 관계를 밝힌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미국 보스턴의 브리검앤여성병원 연구팀은 12만여명(40세 이상)을 조사한 뒤 매일 3컵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녹내장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안과학계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인 ‘안과시과학연구’(IOVS) 2012년10월호에 발표했다.

스웨덴ㆍ핀란드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 사람들이 녹내장 발병률이 높은 것도 이들이 세계에서 카페인 함량이 가장 높은 ‘진한’ 커피를 마시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 박사팀은 “최근 고 카페인 에너지 음료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2ㆍ30대는 에너지음료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녹내장이 우려된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2년 국내에서 시판되는 에너지 음료들의 카페인 함량은 한 캔 또는 한 병당 30∼207 ㎎에 달한다. 이는 커피믹스(69㎎, 1봉 기준)ㆍ캔 커피(74㎎)ㆍ커피전문점 커피(160∼300㎎)에 비해 양이 결코 적지 않다.

조인영 기자

ci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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