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최근 4년 동안 중국·홍콩에서 1조원의 손실을 봤다는 신동주 전 부회장(신격호 회장의 장남)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동생 신동빈 현 롯데 회장(신격호 회장의 차남)이 갖고 있던 주주내 입지도 상당히 줄어들 전망이다.
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롯데그룹의 주요 상장사인 롯데쇼핑ㆍ롯데제과ㆍ롯데칠성음료ㆍ롯데케미칼의 중국과 홍콩 법인들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동안 총 1조1513억 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했다.
신동빈 현 회장과 그룹 경영권을 놓고 승부를 펼치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제기한 ‘중국사업 1조원 손실’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중국 진출 초입 단계에 직접 언론 인터뷰에 나서며, 중국 진출에 강한 의욕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CEO스코어에 따르면, 롯데 주요상장사의 연도별 적자액은 2011년 927억원, 2012년 2508억 원, 2013년 2270억 원, 2014년 5808억원 등이다. 문제는 해가 갈수로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
◆ 신격호 회장 “신동빈 후계자 임명한 적 없다” 분개
4년간 눈덩이처럼 커진 적자규모는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기울었던 마음을 바꾸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한국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 롯데그룹 회장이 중국사업에서 1조원 가량 손실을 본 사실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고, 신 총괄회장이 이를 뒤늦게 알고 격분했다”고 전한바 있다.
현재 롯데 오너일가는 신격호 전 한일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회장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신격호 전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롯데가가 모인 지난 31일부터~1일간 회동을 갖은 후 직접 신동빈 회장을 공격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특히, 지난 2일 신격호 회장은 “롯데그룹과 관련해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 롯데 회장과 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롯데 오너일가 전체가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돌아선 것이다.
◆ 중국 1조원 손실은 ‘주주 가치’ 훼손, 주총서 불리
신격호 회장은 이 같은 입장을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영상으로 녹화한 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을 통해 공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신동빈 회장은 주주총회에서의 우호지분 확보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었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구조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28%,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각각 20% 안팎, 우리사주 지분 12% 그리고 캐스팅 보트를 쥔 광윤사가 27.65%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에 따르면, 우리사주와 광윤사는 신동빈 회장의 지지를 암묵적으로 약속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의 중국법인 1조원 적자라는 중대한 변수가 발생했다.
일본 현지에 따르면, 이는 오는 10일 전후에 열릴 주주총회에 있어 중대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일본의 주주들은 2000년대 들어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그룹은 적자는 오도된 것이라고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은 지난 31일 직접 기자실을 찾아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롯데그룹 차원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600억원이고 총 3200억원의 적자가 났다”며 “총괄회장은 매번 계열사 보고 시 사업실적을 보고 받았으며 보고가 누락되거나 거짓 보고가 있었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사장은 “중국사업 1조원 손실은 사실과 다르다”며 “롯데백화점의 2011∼2014년 누적 영업적자는 EBITDA 기준으로 1600억원, 롯데그룹 전체는 3200억원이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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