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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펀드 ‘쪽박’에서 ‘대박’ 왜?

외국인투자자 대거 몰리고 성장 잠재력 커 ‘주목

2014.05.09(Fri) 11:55:44

최근 해외펀드 수익률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 오랫동안 외면 받았던 베트남 관련 펀드가 최근 6개월 사이 해외펀드 수익률을 이끄는 중심에 서 있다. 4월 28일 기준, 해외펀드 수익률 상위 펀드를 분석해 보면, 베트남 펀드가 상위 5개 펀드 중 3개다. 최근 6개월 수익기준,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은 23.6%,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1(주혼)C는 22.12%, 동양베트남민영화혼합1는 21%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해외펀드 유형별 수익률에서도 아시아신흥국주식혼합 섹터가 1위를 차지해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주요 이머징 증시는 약세를 이어갔다. 미국 테어퍼링 우려 및 중국 경기지표 부진, 브라질의 물가압력 상승 우려, 인도네시아의 전기료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대치상황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반면 베트남 시장은 약세를 벗어나 차별적인 흐름을 보였다.

베트남 펀드는 과거 ‘쪽박’ 상품의 대명사였다. 베트남 펀드는 2006~2007년 당시 큰 인기를 모았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수익률이 고꾸라지며 펀드 환매가 거세게 일었다. 당시 펀드 환매를 한 투자자들은 대부분 50%가 넘는 원금 손실을 봤다.하지만 베트남 대표 지수인 VN지수가 작년 초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2012년 10월 388선까지 하락했던 VN지수는 지난 5일 564.85로 마감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14개 베트남 펀드들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30%를 웃돌고, 지수가 저점을 형성했던 2011년 초에 투자한 것은 50% 넘는 수익률을 거뒀다.

베트남 펀드의 약진과 관련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5월 들어 외국인들이 순매수세로 전환하고 개인자금 유입, 기업실적 개선 등 호재로 베트남 지수가 600선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 다만 600선을 기점으로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어 이후 상승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베트남 펀드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베트남 증시 상승의 근거로 ▲안정된 정세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투자처 등을 주요 근거로 내세운다.

◆ 정국 안정세 유지돼 장점

베트남 공산당 내 개혁파와 보수파의 세력다툼이 아직 있으나, 공산당의 일당 독제체제를 위협할 만한 저항세력이 없어 정국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영유권 강화 정책으로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은 미국과의 해양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주변국과의 무역협정 체결을 통한 신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 예로 작년 말 미국은 베트남에 고속 초계정 5척 등 1800만 달러를 지원할 예정임을 발표하기도 했다.또한, 베트남 등 메콩강경제권(GMS :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중국 등) 국가들은 기술지원 및 프로젝트 투자 등을 내용으로 한 연내투자기본협정을 승인하고 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중국 대신할 새 투자처로 부상

베트남 경제의 주요 성장동력인 외국인투자가 확대되고 민간소비가 활성화되면서 2013년 들어 경제성장률은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여왔으며, 2014년에도 5.8%로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또한, 세계의 공장으로 일컬어지던 중국이 임금상승, 위안화 강세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베트남은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섬유, 제조업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고물가도 베트남 경제의 취약점 중 하나로 지적되어 왔으나, 2012년부터 점차 안정화되고 있으며, 2013년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2.5% 하락한 6.6%를 기록했다.

◆ 대외변수 따른 불확실성도 존재

베트남은 수출 및 외국인투자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베트남의 실물경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외변수에 따른 불확실성도 함께 동반하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무역흑자, 해외근로자 본국 송금 및 관광수입이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해왔다. 하지만, 외국인투자 및 내수 확대로 소비재 수입이 함께 증가하여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 임금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물가상승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정부는 2014년 1월 지역별로 최저임금 인상율을 14.2~16.6%까지 인상했다. 2015년 전기요금도 평균 22% 인상할 예정이다.

베트남 펀드가 각광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베트남이 장기적으로 거시경제의 안정성을 이룰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여기에는 베트남 금융기관의 부실화도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실제로 베트남 금융산업의 투명성은 낮은 편이다. 베트남 금융시장이 불안해진 이유는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동안 기업 대출이 급증했고 여신 부실화 리스크가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금융시스템 전반을 개혁 중이다. 무엇보다 해외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은행, 국유기업 부실채권 규모 축소에 노력을 기울였다. 2013년 7월 베트남자산관리공사(VAMC) 설립 후 약 189억달러 규모의 은행 부실채권을 인수했다. 그에 따라 은행권 부실채권 비율이 작년 초 7.8%에서 올해 초 3.79%로 낮아졌다.작년 이후 VN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은 베트남 정부의 개혁에 대한 화답으로 보여진다.

이유민 기자

2umi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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