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불법의약품 거래를 막기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좀처럼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정부 사이버범죄 당국에 따르면, 불법의약품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면서 차단된 사이트만도 2010년 822건에서 2014년 1만6394건으로 약 190% 증가했다.
이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물품은 발기부전치료제(4722), 그 뒤를 종합영양제(2115), 안약(1087) 스테로이드(1048) 발모제(902) 최음제(870)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의약품은 안전한 사용과 오·남용 방지를 위해 병·의원이나 약국을 통해서만 판매(안전상비의약품은 지정된 장소에서 판매)할 수 있고 인터넷 등을 통한 판매는 모두 불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등 관계 당국은 국제경찰기관뿐만 아닌 네이버, 다음, 이베이코리아등과 연계해 미연방지에 나섰지만, 불법의약품전문 거래 사이트를 막기는 힘든 실정이다.
한 보건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한 국내 불법의약품거래는 1건이 발각될때마다 20건의 새로운 불법범죄가 추가될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중이다”고 전했다.
이는 시중가보다 싼 값에 가짜 의약품을 들여와 최대 20배가 넘는 가격에 팔수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얼마전 검거된 부산 전포동 한 오피스텔에서 불법의약품 사이트를 운영하다 검거된 김모(36)씨 경우 3개월만에 2천만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 불법의약품사이트 차단 건수 |
이 약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정품과 똑같아 보이지만 무허가로 제조된 약품이어서 자칫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의사 처방전 없이 인터넷 상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은 인체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높다”고 조언했다.
주요 성분이 모두 가짜인데다 포함된 함량도 일정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법사이트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전혀 줄지 않고 있다.
한 전직 불법사이트 운영자는 “쉽게 해체가 가능한 포탈 카페를 통해 회원들을 모집하는데, 1달만에 순이익으로 전환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시알리스, 최음제 등을 많이 찾는데,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의사의 처방 보다는 비밀성이 보장된 (불법의약품) 사이트를 선호했다”며 “회원층은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했다”고 말했다.
한 20대 불법의약품사이트 이용자는 “언론이나 정부는 불법사이트 의약품이 효과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만, 어떤 약의 경우는 정품보다 더 강한 약효를 발휘할때가 많다”며 “약의 부작용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특성상 ip우회로를 통하면 범죄 피의자 입증과 추적이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안전상비약 온라인 판매에 대한 부처간 협의가 부족한데다 인터넷 유통에 따른 부작용이 많고 그 행위자를 추적하기도 힘드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사정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