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 규모가 최근 1년 사이에 40조원(6%)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계 1, 2위 삼성과 현대차 그룹의 증가액이 30대 그룹 전체 증가액의 80% 정도를 차지했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지자 기업들이 향후 과세 부담을 안고서라도 유보금 규모를 늘리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0대 그룹 268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2014년과 2015년 1분기 말 사내유보금 규모를 조사한 결과 개별 기준으로 올해 1분기 말 사내유보금은 710조30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조2378억원(5.7%) 증가했다.
특히 삼성그룹 사내유보금은 232조6479억원으로 1년 새 17조9310억원(8.4%)이 증가했다. 30대 그룹 중 최대 규모다. 이어 현대차그룹이 12조4964억원(12.4%) 증가한 113조3599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두 그룹의 증가액만 합쳐도 30조4274억원으로 30대 그룹 전체 증가액의 79.6%나 된다.
사내유보금은 상위 5대 그룹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5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503조9378억원으로 1년 새 38조6067억원(8.3%) 증가했다.
30대 그룹 전체 증가액(38조2378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5대 그룹과 부영을 제외한 나머지 24개 그룹은 유보금 합계가 206조3624억으로 1년 전보다 3689억원(0.2%) 감소했다.
사내유보금은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을 더한 금액이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의 당기 이익금 중 세금·배당·상여금 등 지출을 제외한 것이다. 다만 사내유보금은 현금 외에 공장·설비 등 유형자산과 재고자산이 포함돼 있어 '곳간에 쌓아둔 현금'이라는 일반의 인식과는 거리가 있는 개념이다.
SK그룹의 사내유보금은 70조3천82억원으로 4조9184억원(7.5%) 늘었다.
LG그룹과 롯데그룹은 43조5910억원, 44조307억원으로 1년 새 각각 1조9660억원(4.7%), 1조2949억원(3.0%) 증가했다. 재계 1∼5위 그룹 사내유보금은 예외없이 늘었다.
한화그룹도 1조2638억원(11.5%) 증가한 12조2850억원에 달했다.
이어 한진 8490억원(34.1%), 신세계 5500억원(6.9%), 현대백화점 4444억원(7.3%), CJ 3695억원(3.4%), 미래에셋 3487억원(12.9%), 영풍 3302억원(5.0%), 포스코 3129억원(0.6%) 늘었다. 효성(2752억원, 9.4%), 금호아시아나(2300억원, 14.9%), KCC(2155억원, 4.7%), LS(1805억원, 3.0%), OCI(896억원, 2.2%), 현대(541억원, 2.8%), 대우건설(373억원, 4.6%), 두산(168억원, 0.2%)도 유보금을 늘렸다.
반면 재계 7위 GS(와 8위 현재중공업을 비롯해 동부, KT 등 8개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감소했다.
지난해 3조원대 손실을 본 현대중공업은 가장 많은 2조5천183억원이 급감했다. 재무구조개선작업을 벌인 동부도 감소 금액이 1조1697억원에 달했다. KT도 8662억원이나 줄었다.
이어 대림(-4636억원), GS(-3778억원), 동국제강(-2523억원), 대우조선해양(-1548억원), 에쓰오일(-1335억원) 등도 유보금 규모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