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우려와 중국 증시 폭락의 악재가 겹치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부도 위험이 급등했다.
9일 국제금융시장과 시장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8일 기준)은 59.37bp(1bp=0.01%포인트)로 나타났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으로 가산 금리(프리미엄)가 붙는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면 그만큼 해당 국가 또는 기업의 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다.
지난 5월만 해도 한국 CDS 프리미엄은 46bp대까지 떨어져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 12월 31일(45.0bp)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달 들어 그리스 채무불이행과 유로존 이탈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의 부도 위험은 상승했다. 전날에는 그리스 악재에 중국 증시 폭락에 따른 거품 붕괴 우려까지 번지면서 8.29%(4.55bp) 올라 60bp에 육박했다. 한국의 부도 위험은 한달 전(50.29bp)과 비교하면 18% 상승했다.
그리스의 CDS 프리미엄은 하루 사이 63%(5,230.45bp) 폭등해 13,462.43bp까지 치솟았다. 구제금융이냐, 그렉시트냐로 갈릴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12일 열리지만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CDS 프리미엄(104.59bp)도 7.63bp 올라 100bp를 넘어섰다. 중국 CDS 프리미엄은 한 달 사이 16.8% 올랐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들의 부도 위험도 전날 중국 증시 폭락 등의 영향을 받아 일제히 올라갔다.
필리핀(7.94%), 인도네시아(3.81%), 베트남(0.28%) 등 아시아 신흥국들의 부도 위험도 전날 중국 증시의 폭락 등의 영향을 받아 올라갔다.
폴란드(3.82%), 스페인(0.23%), 포르투갈(0.67%) 등의 CDS 프리미엄도 상승했다. 이들 남부 및 동부 유럽국가들의 부도 위험은 특히 그리스 사태의 전염 가능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