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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새정치연합 이인영의원

“우리 함께 빚 없는 사회 만들어요”

2014.05.08(Thu) 08:52:52

   
▲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의원


“가는 밧줄로 큰 돌을 끌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 줄 아십니까. 밧줄을 천천히 잡아당기는 겁니다. 천천히 지속적으로 끌어당기면 가는 밧줄로도 큰 바위를 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힘을 줘서 급하게 당기면 밧줄은 끊어지고 맙니다.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괴 그리고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까지, 지금껏 수많은 사고들이 있었지만 바뀐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번 참사의 근본원인은 산업화 논리입니다. 지
   
지난달 28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만난 이인영 의원은 인터뷰에 앞서 세월호 참사 이야기부터 꺼냈다. 잘못된 사회구조가 국민들을 힘들게 한다는 요지였다. 이의원은 ‘트리클 다운(낙수효과)’에 대한 반박론도 펼쳤다. 낙수효과란 정부가 투자 증대를 통해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富)를 먼저 늘리면 궁극적으로 그 혜택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효과가 있다는 경제 논리다. 이의원은 이 논리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의원이 한국판 ‘롤링 주빌리’ 운동을 주창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 의원은 지난달 14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대표, 에듀머니 제윤경 대표 등과 함께 총 4억6700만 원 가량의 부실채권을 소각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채무자들의 빚을 탕감해 주는 ‘롤링 주빌리(Rolling Jubilee)’ 운동을 전개한 것. 이 운동은 지난 2012년 11월 미국의 유명 시민단체인 ‘월가를 점령하라(OWS: Occupy Wall Street)’에서 비롯됐다.

빚 권하는 사회로 전락한 한국 사회

이 의원은 “롤링주빌리운동은 내가 먼저 시작한 것이 아니다. 금융네트워크 등의 시민단체가 주축이 돼 자발적으로 시작된 운동이다. 일각에선 이 운동이 모럴 해저드를 야기할 거라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빚을 빌리도록 유도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성찰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관련해 이의원은 “IMF 당시 부실기업과 금융기관을 살리기 위해 정부는 공적자금을 쏟아 부었고, 국민들은 금모으기 운동을 펼쳤다. 이 자금으로 위기를 넘긴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대규모 실업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 때를 기점으로 우리사회에 자영업자 비율이 높아졌다. 이후 교육비 부담은 그대로인 반면 가계 소득은 증가하지 않았다. 소득이 늘지 않다보이의원은 “기업은 돈을 벌어도 가계 실질소득은 늘고 있지 않다. 한국금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07년 4분기부터 2012년 3분기까지 5년 동안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상승률이 2.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 100만원 받던 사람이 물가를 감안했을 때 98만원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을 전체 근로자수로 나눈 실질노동생산성은 9.8%나 증가했다. OECD국가들 중 금융
   
이 의원은 “롤링 주빌리 운동의 핵심은 인권보장이다. 본인이 원하지 않은 빚 때문에 인간적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 주자는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나의 역할은 이 운동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약자 위해 ‘정책의 창’ 열어야

그는 “한국은 아직까지 산업화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 산업화 논리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를 핵심으로 한다. 한마디로 ‘총체적 효율성’을 중시한다는 의미다. 여기엔 소수의 희생이 당연시 된다. 예전 한국 경제는 노동자들의 저임금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본다.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한다. 주말에도 일하는 경우가 많다.그는 “우리 사회에서 노동계가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저임금으로 오랜 시간 일하는 경우도 많고, 사회적 주체로서의 역할도 제한 돼 있다. 특히 IMF 이후 비정규직이 급증하면서 기업이 노동자를 착취하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최저임금을 보장해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기업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회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정책의 창(the policy window)을 열어야 한다. 큰 돌을 끌어낼 수 있는 밧줄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부터 그 일을 해낼 작정이다”고 말했다.

구경모 기자

chosim3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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